[궁금한 화요일] 무인항공기에 숨은 과학-드론의 비행 원리

[궁금한 화요일] 무인항공기에 숨은 과학

[중앙일보] 입력 2015.08.18 00:55 / 수정 2015.08.18 15:13

프로펠러 개수가 왜 2, 4, 6, 8
드론을 날게 하는 ‘짝수의 법칙’

지금은 드론(drone) 시대다. 지난주 200여 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중국 톈진(天津)항 폭발사고의 처참한 현장을 실시간으로 전한 건 드론이었다. 사고 현장에서 맹독성 시안화나트륨이 유출되면서 반경 3㎞ 인근엔 주민 소개령을 내린 상태였다. 지난 4월 사망자 8000여 명이 발생한 네팔 지진 현장에서도 드론은 인명 구조에 동원됐다. 험준한 히말라야산맥을 넘나들며 생존자를 찾는 역할을 맡았다. 서울시가 이달부터 관내 소방서에 드론을 도입해 운영키로 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드론은 이제 저널리즘까지 넘보고 있다. 미국 방송사 CBS의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은 1986년 원전 폭발사고가 발생한 ‘유령도시’ 체르노빌의 풍경을 드론으로 촬영해 방송했다. 취미용 드론 시장도 활짝 열렸다. 마트에서 3만~4만원이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레저용 저가 드론이 지난해 3만여 대가 팔린 것으로 국내 유통업체들은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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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은 원래 ‘낮게 웅웅거림’을 뜻하는 말이다. 요즘엔 조종사 없이 원격조종하는 무인항공기(Unmanned Aerial Vehicle·UAV)를 지칭한다. 드론은 비행 방법에 따라 고정익기(固定翼機)와 회전익기(回轉翼機)로 나뉜다. 고정익기는 날개가 고정됐다는 의미다.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에 활용되고 있는 군사용 프레데터가 대표적이다. 헬리콥터는 날개가 회전하는 회전익기의 대표 선수다. 프로펠러가 여러 개 달린, 우리가 흔히 드론이라 부르는 무인항공기를 통칭하는 말은 멀티콥터(multi-copter)인데 프로펠러 수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4개는 쿼드콥터(quad-copter), 6개는 헥사콥터(hexa-copter), 8개는 옥타콥터(octa-copter)다.

산림청 소방헬기. 2개의 프로펠러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아 반작용을 상쇄시키기 때문에 꼬리 프로펠러가 없이도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날개가 짝수인 건 작용-반작용 원리 때문=엄지손톱만 한 프로펠러 4개를 가진 초소형 드론이 중력을 이기고 떠오르는 원리는 ‘짝수의 법칙’으로 설명된다. 헬리콥터에서 멀티콥터까지 회전익기의 프로펠러는 짝수다. 뉴턴 역학 제3법칙(작용-반작용 원리) 때문이다. 멀티콥터에 앞서 회전익기의 가장 단순한 형태인 헬리콥터를 살펴보자. 동체 중심에 있는 메인 프로펠러와 꼬리 프로펠러가 돌아가면서 상승한다. 꼬리 프로펠러가 없다면 헬리콥터는 하늘을 날 수 있을까. 전쟁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려 보자. 2001년 개봉한 영화 ‘블랙 호크 다운’은 헬리콥터 격추 장면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바주카포에 의해 꼬리 프로펠러가 망가진 블랙 호크(UH-60)는 메인 프로펠러의 회전 방향과 반대로 빙빙 돌면서 추락한다. 프로펠러의 회전 방향과 반대로 돌아가는 힘(역 토크)이 동체에 작용해서다. 작용-반작용의 원리다. 지구로 추락하는 우주정거장을 담은 영화 ‘그래비티’에도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담겼다. 주인공 스톤 박사(샌드라 불럭)는 소화기를 추진장치로 삼아 이동(반작용)하는데 마찰력이 없는 우주에서 추진력(작용)이 없다면 제자리에서 허우적거릴 뿐 움직일 수 없다. 꼬리 프로펠러는 작용-반작용 원리에 따라 동체가 회전하지 못하도록 잡아 주는 동시에 방향을 바꾸는 역할을 맡는다.

 헬리콥터와 새 등 하늘을 나는 모든 비행체에 적용되는 힘도 짝수다. 양력(lift·위로 들어 올리는 힘), 추력(thrust·앞으로 밀어내는 힘), 항력(drag·공기가 뒤로 끄는 힘), 중력(weight·지구가 당기는 힘) 4가지 힘이 작용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덕관 회전익기연구팀장은 “메인 프로펠러가 공기를 휘저어 일으키는 양력이 중력보다 크면 동체가 떠오르고 추력은 프로펠러를 회전시키는 로터를 앞으로 기울이거나 프로펠러의 각도를 조절하면 생긴다”고 설명했다.

 요즘 가장 흔하게 접하는 드론, 쿼드콥터(프로펠러 4개)의 비행 원리도 ‘짝수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쿼드콥터 프로펠러는 대각선 방향으로 2개씩 짝을 이뤄 같은 방향으로 돈다. <그래픽 참조> 시계 방향 2개와 반시계 방향 2개로 나뉘는 건 프로펠러가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반작용력을 상쇄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꼬리 프로펠러가 없는 대형 헬기 치누크의 앞뒤 프로펠러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프레데터와 멀티콥터는 임무가 다르다=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프레데터 같은 고정익 드론의 비행 원리도 4가지 힘이 그 기반이다. 다만 멀티콥터와 비교해 효율 면에서 훨씬 앞선다. 프로펠러 회전에 의해 양력과 추력이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고정익기는 날개 위아래의 압력 차에 의해 상승하는 힘(양력)을 얻는다. 공기가 빠르게 흐르는 날개 윗부분의 공기 압력은 아랫부분에 비해 낮다. 항공대 배재성(항공우주기계학부) 교수는 “항공기 종류가 워낙 다양해 일괄적으로 말하긴 힘들지만 무선 모형비행기의 경우 고정익기가 효율 면에서 두 배 정도 앞선다”고 말했다. 고정된 날개 덕분에 공기 밀도가 낮아도 움직이는 데 큰 지장이 없다. 날개 길이가 20m에 달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EAV-3는 이달 10일 성층권(고도 14.12㎞)까지 상승하는 데 성공했다. 2001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헬리우스는 29㎞까지 상승해 무인기로선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구름 등 대기현상이 없는 성층권까지 올라갈 수 있어 태양전지를 이용한 발전도 가능하다. 태양을 이용한 국내산 드론인 EAV-2H는 지난해 25시간 연속 비행에 도달했다. 배 교수는 “멀티콥터는 배터리 한계 등으로 최대 비행시간이 60분 정도”라며 “공기를 회전시켜 양력을 얻는 탓에 공기 밀도가 낮은 높은 고도까지는 비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프레데터의 순항 속도는 시속 580㎞인데 반해 멀티콥터의 이동 속도는 시속 50~80㎞에 불과하다. 다만 프레데터 같은 고정익 드론도 단점은 있다. 멀티콥터는 수직 이착륙 및 정지 비행이 가능한 데 비해 프레데터는 이착륙할 때 활주로가 있어야 한다. 지상 가까이 붙어 비행하는 근접비행도 어렵다. 이런 이유로 드론 개발자들은 “프레데터와 멀티콥터는 임무 자체가 다르다”고 말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융교 공력성능연구팀장은 “비행시간이 긴 고정익 드론은 대규모 농장의 작황 상태를 파악하거나 산불 감시 등에 활용되고 있고 정지 비행이 가능한 멀티콥터는 항공 촬영이나 재난 및 화재 현장 등에 주로 쓰인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시론] 인성교육, 소통능력 기르는 게 핵심이다

[시론] 인성교육, 소통능력 기르는 게 핵심이다

[중앙일보] 입력 2015.08.03 00:05 김기현 서울대 철학과 교수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부각되며 인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이어 터진 세월호 사태를 겪으면서 인성의 문제가 더 이상 방치돼선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를 해결하려는 제도권의 움직임이 법제화로 이어져 인성교육진흥법이 7월 21일 시행됐다. 인성과 관련된 사회적 덕목을 교육체계 안에서 키우기 위한 계획을 세워 집행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성은 ‘각 개인이 가지는 사고와 태도 및 행동 특성’(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의미한다. 사회적 환경, 가정, 제도교육이 인성 형성에 두루 영향을 미친다. 가정과 사회가 인성교육의 주 무대가 돼야 한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하여 법과 제도가 인성 함양에 개입하는 것을 반대할 필요는 없다. 정치를 보면 대화와 타협을 추구하는 대신 상대방의 약점을 들춰내는 일이 빈번하다.

 언론에 비춰진 사회지도층의 모습을 보면 인성 함양이 사회적 성공에 도움이 되는지 의심을 갖게 된다. 공부는 안 하고 왜 문학책을 읽느냐고 자식을 나무라고, 입시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모든 수단이 정당화되는 가정의 문화 속에서 긍정적 인성이 자라날 여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인성교육진흥법이 인성 함양의 시대적 요청을 환기시키고 긍정적 인성을 가정과 사회로 확산시키기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법이라는 강제적 장치를 통해 인성을 육성하는 시도에서 주의할 점들이 있다. 첫째, 제도적 인성교육은 성급하게 특정 가치를 주입하려는 유혹을 넘어서야 한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봤듯이 특정 가치관 주입을 일차적 목표로 한 인성교육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갈등을 부추긴다. 인성교육은 절차적 덕성을 함양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절차적 덕성이란 의견 차이를 인정하고, 상호 존중에 기반해 합리적 대화를 하며, 우월한 의견에 승복할 줄 알고, 이견이 드러날 때 합의를 도출하는 등 절차와 관련된 능력이다. 제도적 인성교육은 절차적 덕성 함양에 초점을 두고 출발할 때 순항할 수 있다. 절차적 토양이 우리 사회에 굳건히 자리 잡아야만 그 토대 위에서 우리를 결속시키는 건강한 공동체적 이념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 주려 해서는 안 된다. 특정 주제에 대한 교육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 주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를 담당하는 별도의 교과목·교과과정을 만든 후 성취도를 수치화하는 것이다. 인성교육진흥법은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의 편성 운영(10조 3항),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및 관련된 인증제 시행(11조, 12조), 교사 양성 관련 대학들 내에 인성 관련 교과목 필수화(17조 2항), 인성교육의 추진성과 및 활동에 대한 매년 평가(16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또 하나의 과목들이 학교 교육과정에 설치될 가능성을 시사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자치활동, 재량활동, 창의적 체험활동 등이 자유학기제와 더불어 인성 함양을 목표로 하여 이미 시행돼 어느 정도 성과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별도의 인성 함양 범주가 교육과정에 도입되면 불필요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적자생존의 반인성적인 틀에서 운영되는 기존 교과목을 그대로 놓아 둔 채 인성을 위한 별도 범주를 도입하는 것은 전시행정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법안은 기존의 교육과정을 인성 함양의 관점에서 평가·강화·정비하는 방향으로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국가 교육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지식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인성교육 강화가 지식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된다. 교과목 교육과 인성교육이 서로 독립적인 것이라면 하나를 강화하는 게 다른 것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식교육과 인성교육이 따로따로라는 생각은, 지식은 정보를 습득하고 문제를 푸는 능력이라는 구시대적인 지식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세계는 지식기반경제에서 창조경제로 이행했다. 지식기반경제에서는 기술 관련 정보가 주도적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인간 친화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핵심을 차지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다른 생각들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또 자연과학뿐 아니라 사회과학에서도 공동 연구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서 보여지듯이 점차 개인지성에서 집단지성으로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지식을 위해서는 상호 존중에 기반한 소통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식교육과 인성교육이 서로 보완하며 시너지를 산출하는 것이 요구된다. 인성교육진흥법이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대한 이해에 닻을 내리고 교과·비교과활동을 인성의 축으로 아우를 때 교육 따로, 인성 따로라는 불필요한 비판을 뚫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기현 서울대 철학과 교수

컴퓨터와 대화하는 법-코딩을 배우는 사람들

  [커버 스토리] 컴퓨터와 대화하는 법

 

[중앙일보] 이 기사는 2015-07-22 오전 00:02:00 에 실린 기사입니다.

코딩을 배우는 사람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모든 걸 바꿨다. 사람이 손으로 하던 일들을 기계가 대신하기 시작했다. 공장이 들어섰고,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가 열렸다. 사람들은 농촌을 떠나 도시로 몰려들었다. 산업화에 앞선 나라들은 세계 시장의 주역이 됐고, 그렇지 못한 나라들은 뒤처졌다. 사회·경제적 변화는 교육의 내용도 바꿨다. 산업기술 발전을 위해선 수량에 대한 분석 능력과 논리적 사고력이 필요했다. 교육 기관들은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수학은 산업경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 됐다. 그리고 300년 가까이 흐른 지금, 디지털 혁명의 소용돌이가 전 산업에 충격을 주고 있다. 모든 것이 컴퓨터와 연결된다. 세상 모든 것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아니 만물인터넷(IoE. Internet of Everything) 시대다. 교육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컴퓨터에 내 의사를 전달하고, 컴퓨터의 동작을 이해하는 능력,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지고 있다. 코딩, 즉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래밍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말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시대 공용어 … “프로그래밍 언어가 영어 못잖게 중요해질 것”

 

#지난 8일 서울 사당동 신남성초등학교 4학년 4반 교실. 교실에는 학생 20여 명이 코딩 소프트웨어인 ‘라이트봇’을 배우고 있었다. 스크린에 뜬 가상 로봇이 자신이 입력한 화살표 순서로 척척 움직이자, 곳곳에서 “우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화살표 순서를 반대로 입력하자, 이번엔 로봇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학생들은 “입력한 명령어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최근 강동구 둔촌고 1학년 학생들이 컴퓨터실에서 코딩 소프트웨어인 ‘비트브릭’을 실습하고 있다. [사진 둔촌고]

#지난 16일 서울 둔촌고 컴퓨터 교실. 30여 명의 학생이 ‘비트브릭’이란 코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퐁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공과 막대의 크기, 움직임, 속도를 수치로 입력해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설계했다. 한 학생이 명령어를 입력해 공의 크기를 부풀렸다. 공을 튕겨내는 막대보다 훨씬 커다란 공이 만들어지자 주위 학생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또 다른 학생은 공의 이동 속도를 올리면서 게임을 어렵게 만들었다. 게임의 구성과 난이도는 제각각이었지만 학생들의 진지한 표정은 한결같았다.

 

#지난 18일 신촌 연세대 인근의 한 카페. 10여 명의 대학생이 코딩을 공부하고 있었다. 서울대 무료 코딩 교육 동아리 ‘멋쟁이 사자처럼’의 동영상 강의를 활용해, 실제로 프로그램 짜보기를 실습하는 스터디 모임이었다. 이날은 애플리케이션 개발 아이디어가 정해진 날이었다. 한 학생이 “포털 사이트의 추천 맛집이 엉터리”라며 “고객 취향에 맞는 진짜 맛집 추천 앱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동의한 학생들은 어떤 코딩 언어를 활용할지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한 경영학과 학생은 인터넷으로 학교 근처 식당과 고객군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윤채원(23)씨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학생이다. 그도 처음엔 전공에 맞춰 행정고시를 거쳐 공무원이 되거나 법조계·언론계에서 직업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13년 가을 교환학생으로서 스위스 취리히대 정외과에 가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스위스 학생들은 전공에 상관없이 소프트웨어나 인공지능에 대해 잘 알고 있더군요. 그 분야에 문외한인 제가 소외감을 느낄 정도였죠.” 그곳에서 컴퓨터 언어 ‘파이썬’을 배웠다. 한국에 돌아온 지난 학기에는 교양과목 ‘C프로그래밍’을 들었고, 여름방학에도 소프트웨어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를 배우면서 전공에 상관없이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여러 나라에서 살고 싶은데 그것도 가능할 것 같아요. 엄청난 부자가 되지는 않아도 능력을 발휘하며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아 가능한 많이 배워놓으려고 해요.”

 

 경영학과 학생인 손규빈(26)씨는 C언어, 자바 등의 컴퓨터 언어를 배웠다. “소프트웨어를 알면 더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죠. 그런데 프로그래밍 배우는 거 무척 재밌더라고요. 이제는 ‘스타트업’(시작 단계에 있는 소규모 벤처기업)에 취직해서 1~2년 정도 일을 배우고 맘 맞는 동료를 만나 제대로 된 나만의 서비스를 해보고 싶어요.”

 

 윤씨와 손씨는 ‘멋쟁이 사자처럼’을 통해 무료 코딩을 공부하고 있었다. 멋쟁이 사자처럼이 3개월 무료 코딩 교육을 시작한 건 2013년부터다. 처음엔 30명에 불과했던 교육생이 지난해 1100명으로 늘더니 올해는 3800여 명으로 증가했다. 신청자가 너무 많아 오프라인 교육이 불가능해지자 온라인 동영상 교육으로 바꿨다. 이두희 대표는 “참가자 중엔 이것저것 다양하게 도전해보고 자신만의 다른 길을 개척해 보려는 이들이 많다”며 “대부분의 무료 교육들은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프로그래밍 교육은 학생들이 따로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공부할 정도로 참여 열기가 높다”고 말했다.

 

 참여하는 학생들의 전공은 다양하다. 2013년 1기 무료 교육 땐 수의대 학생들이 참가해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컴퓨터를 전혀 모르던 학생들이 코딩을 배운 후 강아지 예방접종 알람 프로그램을 짰다. 강아지의 품종과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해당 시기에 알람이 울리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대표는 “기술 관련 분야뿐 아니라 인문·정치·경제·의약 등 모든 학문이 소프트웨어와 결합하고 있다”며 “코딩 교육은 머지않아 영어 교육 열풍 못지않게 수요가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게임 만드는 초등생, 앱 개발하는 대학생

“아이디어만 있으면 뭐든 도전할 수 있어”

기업서도 채용 시 프로그래밍 능력 주목

 

     

“신입 사원이라면 코딩할 줄 알아야”

 

코딩은 ‘컴퓨터 명령어를 사용하여 프로그램을 짜는 일’을 일컫는다. 과거 컴퓨터 교육이 한글이나 MS오피스 같은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가르치는 일에 치중했다면 최근 기업이나 현장에 원하는 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코딩 능력이다.

 

 이봉주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인사팀장(전무)은 지난달 18일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한 코리아리더스 포럼에서 “현업 부서의 임원들을 만나면 신입사원이라면 적어도 기술적인 결과를 분석해낼 수 있는 통계 역량과 코딩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상경계열과 인문계열을 주로 채용하던 은행업계도 코딩 역량을 갖춘 사람들을 찾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신입사원 채용 때 ‘정보기술(IT) 관련 전공자와 프로그래밍(코딩) 언어 능통자를 우대한다’고 밝혔다. 핀테크 등 IT와 금융의 결합 상품이 등장하면서 관련 인력 확보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공학 전공자만 그 대상인 건 아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삼성소프트웨어아카데미’(SCSA) 라는 교육 과정을 만들어 인문계 출신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6개월간 실시하고 있다. 6개월 교육을 수료하면 삼성전자와 SDS에 SW 개발자로 입사하게 된다. 인문계 출신을 SW 개발자로 훈련 시키는 건 인문학적 상상력이야말로 SW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애플이 SW 생태계를 만들어 세계 시장을 장악한 것도 인문학적 상상력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이 교육 과정에 들어가면 우선 컴퓨터의 구조 및 작동 원리를 기초부터 배운다. 그러고 나서 삼성전자 지원자는 제품SW와 반도체SW를, 삼성SDS 지원자는 웹 기반 SW를 배운다. 언어를 배우고 나서 직접 프로젝트를 수행해보는 실전 훈련을 한다.

 

 지난 16일 서울 역삼동 SDS 멀티캠퍼스에는 SCSA 교육생들이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로봇 자동차를 조종하고 있었다.

 

 “자동차가 직선 말고 곡선으로 갈 수 있도록 조정해보자.” “공이 너무 가벼워서 예상보다 멀리 튕겨 나가네요.”

 

 교육생들은 자동차의 움직임에 따라 프로그램을 수정했다. 이 프로그램 담당자는 “프로그램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람도 한두 달이면 스스로 프로그램을 짤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사교육 시켜야 하나, 불안한 학부모

 

이처럼 프로그래밍 능력을 갖춘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건 모든 산업이 IT 기술과 결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엔 그런 능력을 갖춘 인재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양석원 디캠프 사업운영팀장은 “80~90년대까지만 해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전자공학과나 의대를 갔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소프트웨어가 3D 업종으로 인식되면서 SW 전문가 지망생이 크게 줄었다. 최근 디지털 환경이 급변하면서 SW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국내 현실은 그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조현정, 이찬진 등 스타 창업자들이 등장했던 80~90년대 한국 SW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외환위기(IMF)로 수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무너지고, 불법 복제가 판을 치면서 자체 경쟁력을 잃어버렸다. 대부분의 SW 업체들이 대기업의 2, 3차 하청업체로 전락했다. 이 가운데 90년대 대학가를 휩쓸었던 컴퓨터 언어 배우기 열풍도 환멸만 남긴 채 사그라졌다.

 

 최근 정부가 중고등학교 정규 과목으로 코딩 교육을 하겠다는 정책을 밝혔지만 학부모와 학원가의 반응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건 이런 과거가 배경이다. 또 입시 공부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되지나 않을까, 추가 사교육이 필요해지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다.

 

 

인문·의약·금융 등 모든 산업이 IT와 결합

개발자 외에도 수요 폭증…초교부터 교육

“10년 내 읽기·쓰기보다 코딩이 중요해져”

 

 

 

 

지난 8일 사당동 신남성초교의 한 학생이 코딩 소프트웨어인 ‘라이트봇’의 명령어를 입력하고 있다. [조진형 기자]

 

 

점점 중요해지는 컴퓨터와 인간의 소통

 

하지만 어린 학생들에게 SW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보는 이들은 앞으로 컴퓨터와 인간의 소통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지훈(45) 경희사이버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는 “타자기를 다루는 것, 워드프로세서로 문서를 작성하는 것처럼 코딩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코딩을 ‘컴퓨터와의 대화’라고 정의했다. “읽고 쓰는 걸 통해 사람과 사람이, 세대와 세대가 소통하는 것처럼 컴퓨터 언어를 활용해서 컴퓨터와 소통하고 원하는 대로 조작하는 게 꼭 필요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둔촌고 박철균 정보부장 교사는 “코딩은 하나의 놀이이자 문화”라고 했다. “코딩은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만들게 하는 것을 말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논리와 사고력을 계발시키는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코딩 수업을 받은 둔촌고 1학년 이진형군은 “프로그램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려면 물체의 크기·움직임·위치·각도 등을 모두 고려해서 무엇을 어떻게 입력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논리력과 창의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에서 15년간 초중등 교육정보화 정책을 담당했던 둔촌고 정금배 교장은 “코딩 교육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SW 교육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병모(51) 과천고 교사는 “앞으로는 직장에 들어가든 사업을 하든 자신이 아는 걸 디지털 콘텐트로 만들 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W 교육봉사단은 2년 전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무료로 코딩 교육을 해온 컴퓨터 관련 대학교수와 교사들의 단체다.

 

 하지만 한두 시간 배운다고 누구나 코딩을 할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다. 지난해 10월 비영리 온라인 커뮤니티인 ‘코딩클럽’을 만든 하은희 대표는 미국의 유명 파일 공유 서비스업체 ‘드롭박스’ 창업자의 말을 빌려 “코딩이란 악기를 연마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악기 하나를 연마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소질도, 지도하는 교사도, 시간을 들여 노력하는 과정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회사인 ‘시스코’는 2025년엔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는 코딩이 읽기와 쓰기 능력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생전의 스티브 잡스는 “모든 국민이 코딩을 배워야 한다. 코딩은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말했다. 영국은 5세부터 의무적으로 코딩을 배우고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약 4개의 컴퓨터 언어를 배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비디오게임을 사는데 그치지 말고 직접 만들어보라”고 했고, 비영리단체 ‘코드닷오알지’는 2013년부터 일주일에 한 시간 코딩을 공부하자는 ‘아워오브코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2018학년도부터 초·중 코딩 교육 의무화

 

한국은 2018학년도부터 중학교 1학년은 주 1회 한 시간씩 총 34시간 정보 과목을 통해 SW 교육을 할 예정이다. 초등학교는 실과 시간을 이용해 SW 교육을 17시간 이상 이수해야 하고 고등학교는 선택과목이다. 현재는 교육청이 지정한 연구학교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정한 선도학교를 통해 시범적으로 코딩과 SW 교육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입시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부터 컴퓨터 교육을 수행할 만한 장비조차 없는 곳이 많아 SW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W 교육을 담당할 교사도 부족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2018년부터 초중고 문이과 통합교육과정을 실시하기로 하고, 오는 9월 구체적인 SW 교육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현철 고려대 사범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수학자가 되기 위해서만 수학을 배우는 게 아닌 것처럼 SW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만 SW를 배우는 건 아니다”라며 “디지털 경제 시대에는 모든 사람이 SW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해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혜민·조진형·조한대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어떤 코딩이 있을까

 

코딩은 C언어, 자바(JAVA), 스크래치 등 종류가 다양하다. 그렇지만 용도에 따라 쓰임새가 제각각 다르다. 텍스트를 직접 입력하는 ‘언어형 코딩’, 그래픽 아이콘을 입력하는 ‘블록형 코딩’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학교나 현장에서 많이 활용되는 코딩에 대해 알아봤다.

 

 

1 스크래치 아이콘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대표적인 블록형 코딩이다. 2006년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 교육용 도구로 처음 개발했다. ‘앞으로 가기’ ‘방향 90도 틀기’ 등 명령어를 블록 형태로 입력해서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다. 쉽게 코딩의 원리를 배울 수 있어 국내외 초·중·고교에서 교육용으로 쓰인다. 스크래치와 연계된 소프트웨어로는 3D 환경을 개발하는 코듀(Kodu), 가상 로봇을 움직이는 라이트봇(Lightbot) 등이 있다.

 

2 아두이노 이탈리아의 인터랙티브 디자인 교육기관인 이브레아(Ivrea)가 2005년 개발했다. 언어·블록형 코딩이 모두 활용되고, 컴퓨터 공학을 비롯한 대학 강의에서 자주 쓰인다. 무인자동차, 스마트 온도조절계 제작 등 상업용으로도 쓰인다.

 

3 비트브릭 올 2월 한국의 스타트업인 헬로긱스가 개발한 블록형 코딩이다. ‘direction’(방향), ‘power’(강도), ‘degree’(각도) 등이 입력된 블록을 작업 창에 하나씩 끌어와 연결하는 식으로 캐릭터를 만들고 직접 움직여볼 수 있다. 아두이노보다 조작법이 간단해 대학생을 비롯한 코딩 입문자의 교육용으로 쓰인다.

 

4 앱 인벤터 2010년 12월 구글이 제작한 블록형 코딩이다. 명령어가 입력된 퍼즐 블록을 작업 창으로 끌어와 끼워 맞추는 식으로 안드로이드 체제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일반인도 쉽게 선물용 카드나 게임을 만들어볼 수 있다.

 

5 C언어 컴퓨터 운영체제와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데 쓰이는 기초적인 언어 코딩이다. 1972년 미국의 AT&T 벨연구소가 초기 컴퓨터 운영 체제인 유닉스에 활용하기 위해 처음 만들었다. 도스·윈도 등 컴퓨터 운영체제 개발자들이 주로 사용한다. 윈도의 바탕화면·아이콘·폴더 등 기본·응용 프로그램이 모두 C언어로 만들어졌다.

 

6 자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언어 코딩이다. 1991년 미국의 IT 회사인 썬(Sun)이 C언어를 이용해 가전제품용 프로그램을 만들다가 “언어체계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더 간편한 언어인 오크(Oak)를 직접 개발했다. 이후 썬이 시작한 인터넷 개발 사업에 오크가 쓰였고, 95년 ‘자바’로 이름이 바뀌었다. 엔지니어와 IT 개발자가 웹 개발에 주로 활용하는 자바는 웹페이지의 검색창·그림·단어 등을 구성하는 데 쓰인다.

 

정리=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미러리스카메라 연구

http://kin.naver.com/open100/detail.nhn?d1id=5&dirId=50102&docId=1374365

 

 

카메라 입문자를 위한 카메라 용어 정리 1부(활용편) (화각과 촛점거리에 대한 좋은 동영상 설명이 있음)

카메라 입문자를 위한 카메라 용어 정리 2부(활용편)

 

 

①미러리스 카메라란 무엇일까 

②미러리스카메라 메이커들

③미러리스카메라용 렌즈들  

④미러리스카메라용 악세사리1부 뷰파인더

⑤미러리스카메라용 악세사리2부 주변기기 

⑥DSLR과 미러리스의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