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수사의 힘

[삶의 향기] 수사의 힘


나이·권력 아닌 논리력·설득력 우선인 사회가 건강
설득을 가르치는 나라, 말이 통하는 사회가 돼야


오민석
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영문학

최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셸 오바마가 한 연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저는 매일 아침 노예들에 의해 세워진 집에서 잠을 깹니다. 그리고 제 딸들, 두 명의 아름답고 지적인 흑인 여성들이 백악관의 잔디밭에서 강아지들과 노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그녀는 단 두 문장으로 흑인 노예의 역사를 상기시키고 있으며, 인종차별의 부당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그런 노예의 후예가 대통령이 되는 미국의 저력을 자랑하고 있다.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자리가 이런 수사(修辭)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런 감동적인 수사의 이면에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자유로운 토론을 중시하고 설득의 수사학을 연마해 온 교육과 문화의 유구한 전통이 있는 것이다. 수사는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다. 그것은 “설득의 가용(可用)한 수단”(아리스토텔레스)이다. 모든 관계에 언어가 개입된다. 생각과 사상과 느낌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언어의 외피를 입을 때 비로소 존재 안으로 들어온다. 막말로 언어 없이 사상도 없으며, 표현할 수 없는 진리는 진리가 아닌 것이다.

수사가 빈약하거나 부실한 공동체에서 쓸데없거나 소모적인 분쟁이 일어난다. 얼마 전 정부의 한 고위 관리자가 민중을 “개·돼지”라고 불러서 큰 소요가 일어났다. 최근에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와 관련해 “외부세력”이라는 불분명한 용어가 혼란을 일으킨다. 어떤 사람들은 성주 주민이 아니면 다 외부세력이라고 몰아붙인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놀랍게도 미국을 외부세력이라고 지칭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외부세력의 기준은 공간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외부세력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세력’을 의미하는가. 그렇지도 않다. 수많은 성주 거주민들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넌더리가 나는 “종북”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이 단어는 말 그대로 ‘북한을 추종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수많은 발화자에 의해 이 단어는 자신들과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사람 혹은 세력을 지칭해 왔다. 이 언어의 폭력에 의해 때로 멀쩡한 사람들이 종북이 되고, 이 나라는 각계각층에 북한을 옹호하고 모방하려는 사람들로 ‘득실거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언어가 현실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니 먼저 사물이 있고 그것을 지칭하는 언어가 있다는 구태의연한 언어관을 의심해봐야 한다. 언어는 언어 이전의 사물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거꾸로 현실을 만들기도 한다. 공동체 안에서 어떤 한 구성원이 다른 사람을 지칭한 “저 사람은 너무 이기적이야”라는 말 한마디가 실제(fact)와 무관하게 한 사람을 ‘이기적인’ 사람으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이것이 언어의 힘이고 수사의 힘이다.

공동체의 모든 관계에 이 언어의 끈들이 개입된다. 언어 없이 관계도 없고 현실도 없다. 그러니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진술하고 설득하는 수사의 힘은 개인만이 아니라 사회·국가 단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서툴고 악의적인 서사는 공동체의 귀중한 에너지를 쓸데없는 곳에 낭비시킨다. 글쓰기가 아닌 암기 위주의 교육이 수사 부재의 공동체를 만든다. 수사가 빈약하므로 설득의 기술이 부족하고, 설득하지 못하므로 언어 외적인 힘으로 밀어붙이는 게 능사인 사회가 된다.

좋은 수사는 또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평등하고 민주적인 것으로 만든다. 나이나 권력이 아니라 논리력과 합리적 설득력이 우선인 사회는 얼마나 건강한가. 그런 사회에는 논리 정연한 자식의 말을 받아들일 줄 아는 부모가 많으며 학생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선생들이 넘쳐난다. 그런 사회의 정치는 힘으로 국민들을 몰아붙이지 않는다. ‘말이 되지 않는’ 정책은 이미 옳은 정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득력과 그것에 토대한 사회적 동의를 중시할 때 사회는 비로소 합리·평등·민주의 원칙에 의해 가동된다. 이렇게 ‘계급장’ 뗀 담론의 “공공영역(public sphere)”(하버마스)이 확대될 때 ‘나쁜’ 사상에 대한 공포도 사라진다. 그런 사상은 설득력이 부족하므로 사회적 동의를 이끌어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설득을 가르치는 나라, 말이 통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오민석 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영문학

[출처: 중앙일보] [삶의 향기] 수사의 힘

加 앨버타주, 20년 만에 교육과정 바꾼다

앨버타주, 20년 만에 교육과정 바꾼다

2022년까지 단계적 추진
경제·환경·코딩 교육 강화
다수 환영…”평가도 개선해야”

캐나다 앨버타주가 20여 년간 유지해온 교육과정을 6년에 걸쳐 전면 개정하기로 했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의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에겐 앨버타주 교육부장관은 15일 “오는 9월부터 6년 동안 6400만 캐나다 달러(약 580억 원)를 들여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교육과정을 전면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유치원에서 4학년까지는 2018년까지, 5~8학년은 2019년, 고교 4년 과정은 2022년까지 교육과정 개정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언어와 수학, 사회, 과학, 예술, 체육 및 보건 등 6개 교과가 그 대상이다.

이번 개정 교육과정의 목표는 미래 사회에 대비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 새로운 정보의 처리·적용 능력을 키우자는 데 있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주 교육부는 일반 경제 상식과 기후 환경 변화 교육을 강화하고 컴퓨터 코딩 수업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과거 원주민 아동을 격리 수용시켜 백인 식민 지배 동화 교육을 했던 사실을 비롯한 캐나다 원주민의 역사를 기술하기로 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개편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높다.

알버타주 교사협회 마크 램샌터 회장은 “현재 교과목이 너무 많아 심층적 교육보다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끝나고 있다”며 “이번 개정 작업을 통해 수업 과목을 대폭 줄여 교육의 내실화를 기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시행 중인 탐구 학습(Discovery Learning) 기반 수학교육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개편 요구도 나왔다. 탐구 학습 방식은 일정한 공식으로 문제를 풀지 않고 그림 그리기나 블록 쌓기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답을 찾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과거 수학 학습과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이 방식이 도입된 뒤 오히려 학생들의 수학 점수가 떨어지면서 일부 학부모들이 사교육 시장을 찾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았다. 지난해에는 1만7000여 명의 학부모가 수학 교육 과정 개정을 위한 서명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제1 야당인 와일드로즈당 관계자는 “학부모 반발이 거센 수학 탐구 학습 정책은 어떤 식으로든 빨리 손을 봐야 한다”며 “학교 현장에 혼란을 주지 않도록 순차적으로 교육과정 개편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교육과정 개정에 앞서 주 정부가 추진하는 성취도평가의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자문위원으로 선임된 데이비드 슬롬프 레스브리지대 교육학과 교수는 “6·9·12학년에 치르는 성취도평가나 졸업시험 준비를 위해 교사들이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교육과정에 의거한 정상적인 수업 진행이 힘들다”며 “시험 제도의 대대적인 정비 없이 이뤄지는 교과과정 개편은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주 교육부는 우선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주 전역에서 교원과 학부모, 교육 전문가와의 회의를 열어 현장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

장재옥  
현지 동시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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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참여 수업이 무조건 좋다?…교사가 상황에 맞게 정해야”

“학생참여 수업이 무조건 좋다?…교사가 상황에 맞게 정해야”

세션Ⅰ-초등: 주제발표

정문성 경인교대 교수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초등 교수‧학습과 평가의 방향’을 발표한 정문성 경인교대 교수는 학생 참여형 수업에 ‘딴지’를 걸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최근 배움 중심, 학생 중심, 활동 중심, 체험 중심 등 교육청마다 학생 참여형 수업과 관련된 슬로건이 난무하고 있다”며 “이런 표현은 수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 수단이 목적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설명식 수업은 나쁘고 토의‧토론 수업이 좋다는 식의 고정관념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명식 수업은 짧은 시간에 많은 지식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토의‧토론 수업도 좋은 수업, 나쁜 수업이 있다”며 “설명‧시범‧체험 등 어떤 방식의 수업을 할 것인지는 교과 전문가인 교사가 상황에 맞게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또 ‘유대인교육’이나 ‘거꾸로 수업’ 등 새로운 수업방법들이 유행처럼 번지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현실을 우려했다. 그는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는 본질, 즉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예습 후 수업, 토론식 수업을 말만 바꾼 것일 뿐 가르치고 배우는 본질은 같다”고 말했다.

2015개정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에 대해서는 ‘자아정체성’보다 ‘긍정적 자아개념 심어주기’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초등 발단단계에서 자아정체성은 5, 6학년에서야 형성되기 때문에 진로와 삶을 개척하는 훈련까지는 어렵고 저학년 때부터 똑똑하거나, 운동을 잘하는 등 지‧덕‧체 중심의 긍정적 자아개념을 형성해주면 친사회적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창의성 교육에 대해서는 “새롭다고 다 칭찬할 것이 아니라 새롭지만 유해하거나, 유용하지 않은 것을 구분해 유익하게 사용될 수 있는 ‘진짜 창의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평가의 방향과 관련해 학생 자기평가와 학생 간 평가, 학습일지 등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성취기준을 수업에 적용하고 그 과정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실제 수업을 진행하면서 관찰‧평가까지 하기는 어렵다”며 “평가의 목적이 학생의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이므로 학생의 변화를 평가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하라”고 덧붙였다.

<현장교원 토론 >

“담임연임‧학년전담제 고려해야”
“개별화 수업‧선택형 교육 필요”

민부자 서울송천초 교사=긍정적인 자아개념 강조에 동의한다. 교육부가 초등부터 대학까지 맞춤형 진로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고 올해부터 초등에도 진로교사를 우선 보직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그러므로 초등도 직업 흥미도 검사와 적성 탐색 등 적절한 진로교육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또 성취기준-수업-평가를 일체화하려면 제도적으로 담임연임제나 학년전담제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박순덕 경기 은계초 수석교사=평가는 교사의 교육철학과 평가철학으로 해석돼야 하며 학생의 성장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성장참조형 수행평가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학생이 성취기준에 도달하지 못했을 경우 맞춤형 지도 계획을 수립하는 등 교사책임제도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교사가 수업과 학생지도 이외의 모든 공문이나 업무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이경호 서울이태원초 교사=고학년의 경우 영어, 수학 등 주요 교과목을 포기한 학생이 많다. 교과 기본지식이 갖춰져 있지 않은 학생에게 토론‧토의식 학생참여수업을 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개개인의 특성과 수준에 따른 개별화 수업과 선택형 교육과정 제공이 필요하다. 또 교사들이 다양한 교수법을 개발‧적용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에 대한 재량권을 확대하고 핵심역량 중심으로 교과목 수와 학습량을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

박은하 서울옥정초 교사=교사의 피드백이 학생에게 자극이 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됐을 때 비로소 과정중심 평가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평가에 학생이 참여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하는 인식과 충분한 이해 없이는 학생참여형 평가를 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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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등록 2016-07-14 오후 4:33:17  수정 2016-07-14 오후 6:08:05

한국형 무크(K-MOOC)

http://www.kmooc.kr/about

한국형 무크(K-MOOC)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란 온라인을 통해서 누구나, 어디서나, 원하는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공개강좌 서비스를 말합니다.

무크(MOOC)는 학습자가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던 기존의 온라인 학습동영상과 달리 교수자와 학습자, 학습자와 학습자간 질의응답, 토론, 퀴즈, 과제 제출 등 양방향 학습이 가능한 새로운 교육 환경을 제공합니다. 아울러, 수강인원의 제한없이 누구나 수강이 가능하여, 학습자는 배경지식이 다른 학습자간 지식 공유를 통해 대학의 울타리를 넘어 새로운 학습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2015년 한국형 무크(K-MOOC)는 서울대, KAIST 등 10개 국내 유수대학의 총 27개 강좌를 시작으로 ’18년까지 총 500개 이상의 강좌 운영을 목표로 매년 강좌 수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앞선 ICT 인프라 환경과 e-Learning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정보화 수준은 이미 세계 일류 수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형 무크(K-MOOC)가 글로벌(Global) 명품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스마트교육]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의 날개 달기

서울교육연구정보원에서 제작한 스마트교육 자료이오니 수업에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구성]

1. 도입단계(환경구축)
– 무선인프라 구축/디바이스 선정과 활용/미러링 장비 활용/스마트교실 기타사항 및 구축사례

2. 준비단계(기기 및 온라인 모바일 환경 이해)
– iPAD 및 길러시노트 사용법 및 활용방법
– 스마트교육용 웹사이트(앱) 및 디지털교과서

3. 활동단계(교수학습과정안)
– 초등학교 수업사례
– 중등학교 수업사례

※ 수업 목적 이외의 용도로 활용할 경우 저작권 법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삐뚤빼뚤 악필… 연필 쥐는 법부터 가르쳐요

초등생들 메신저 대화에 익숙해 글씨 엉망에다 맞춤법도 틀려
교사들 “악필 학생 너무 많아”

1~2학년 한글 쓰기·읽기 교육 내년부터 두 배 늘리기로

초등학생 3학년에 한 달간 '쓰기 교육' 해보니 외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인 정모(37)씨는 지난 학기 내내 곤욕을 치렀다. 한글을 떠듬떠듬 겨우 읽는 상태로 입학한 아들이 입학 3주 만에 학교에서 받아쓰기 시험을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글씨 쓰는 순서를 몰라 받침부터 그리는 수준인 아이는 매주 받아쓰기 시험에서 20~30점을 받아왔다. 담임교사가 “다른 아이들이 다 쓸 줄 알기 때문에 한 명만 붙잡고 가르쳐 주기 어렵다”며 “엄마가 집에서 좀 챙겨주시라”고 연락해 왔다. 정씨는 “어린이집에서 한글 학습지를 권유할 때 거절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한글 교육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적어도 모국어는 공교육에서 책임지겠다는 취지에서다. 취학 전 한글을 떼는 과정에서 사교육 부담을 줄이고, 한글을 익히지 못한 채 입학한 아이가 학습 부진을 겪는 부작용을 없애겠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수업 92시간 중 한글 읽기·쓰기에 55시간을 배정했다. 1주일에 3시간씩 배우는 셈이다. 아직 교과서 개발이 덜 끝난 1학년 2학기와 2학년 과정까지 더하면 한글 교육 시간이 60시간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초등 1·2학년 때 27시간 한글을 배운다. 지금보다 배 이상 한글 익히기 시간이 늘어나는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에서 연필 쥐는 법부터 체계적으로 한글 교육을 실시하겠다”며 “학부모들이 조기 한글 사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글 안 떼고 오면 수학도 뒤처져”

현재 학부모들 사이에는 ‘초등학교 입학 전 유치원·어린이집이나 학습지를 통해 한글을 당연히 떼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초등 1학년 담임인 김모(52)씨는 “우리 반 27명 중 한글을 모르고 입학한 아이는 1명뿐”이라며 “가나다 배우는 단원은 다 같이 읽어보기만 하고 지나간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글을 익히지 못한 채 입학하는 소수의 아이들이다. 한글을 아는 대다수 학생에게 맞춰 수업하다 보니 처음부터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는 점점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 강북의 한 초등학교 민모 교사는 “최근 수학도 단순 연산이 아니라 이야기식으로 바뀌면서 한글을 모르면 수학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런 아이들이 점점 자신감을 잃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 저학년 때 한글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면 여러 과목에서 학습 결손이 일어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며 “특히 급증하는 다문화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 데도 한글 교육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수학 교과서도 스토리텔링 방식을 유지하되 글의 양을 줄이고 그림을 많이 넣어 초등 저학년 학생들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악필(惡筆) 초등학생 없앤다

교육부는 특히 ‘쓰기’ 교육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길든 학생들이 한글을 종이 위에 정확하게 써보는 경험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장 교사들도 “아이들이 맞춤법을 틀려도 상관하지 않고 글씨도 점점 엉망이 돼 간다”며 “어려서부터 연필로 글씨 쓰기보다 스마트폰 메신저로 대화 나누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교총의 지난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등교사 620명 중 94.2%(584명)가 “(과거에 비해

) 글씨를 잘 못 쓰는 학생이 늘었다”고 답했다.

다만 교육부는 교사용 지도서에 ‘입학 초부터 어려운 받침이 들어가는 글자를 무리하게 받아쓰게 해 한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한다’는 유의 사항도 명시하기로 했다. 또 전국의 유치원·어린이집에는 보호자에게 은근히 한글 교육을 권하거나 일기 쓰기 등 초등 저학년 수준의 한글 교육을 하지 않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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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 푹 빠진 삼성 이재용

[이철호의 시시각각] 인공지능에 푹 빠진 삼성 이재용

[중앙일보] 입력 2016.07.31 20:41 수정 2016.08.01 15:26

부자일수록 돈 냄새를 잘 맡는다. 올여름 부자들은 무얼 하고 있을까. 대한상공회의소는 정재승 KAIST 교수를 초청해 제주에서 뇌공학을 공부했다. 정 교수는 “20~30년 안에 인공지능(AI)이 완성될 것”이라며 “AI가 잘하는 영어와 수학 공부는 제발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대신 “멍 때리거나 산책하면서 불현듯 창의가 샘솟는 ‘유레카 모멘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경련 CEO 회원들도 강원도 평창에서 박명순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의 AI 강의를 들었다. 박 원장은 “2020년이면 AI 혁명을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가장 눈여겨볼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그는 지난 6월 호암상 공학상을 받은 오준호 KAIST 교수에게 심상찮은 질문들을 던졌다. 오 교수는 인간형 로봇 ‘휴보’의 아버지다. “AI가 언제쯤 인간을 따라잡을까요?” “하느님이 인간을 고칠 수 있다면 어떤 부분을 가장 고치고 싶어 할까요?”…. 7월에는 이 부회장이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IBM의 지니 로메티 CEO와 나란히 걷는 사진이 공개됐다. 팀 쿡 애플 CEO, 래리 페이지 구글 CEO 등 그가 해마다 이 모임에서 만난 인물들은 화제를 모았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IBM과의 접촉은 AI 때문”이라고 전했다. 반도체·바이오에 이어 이 부회장이 AI에 푹 빠진 것이다. 현재 AI의 최고봉은 구글의 알파고가 아니라 IBM의 왓슨이다. IBM은 2005년 과감히 PC 사업을 접고 왓슨에 집중하고 있다. 왓슨은 금융·유통·교육·의료 분야로 뻗어가고 있는데, 특히 의료 분야가 돋보인다. 2013년 60만 건의 진단서와 200만 쪽의 의학서적을 학습한 왓슨은 주요 병원에 투입돼 놀라운 기적을 이뤄냈다.

미 종양학회는 “전문의들의 암 진단 정확도는 약 80%인데 왓슨은 대장암 98%, 방광암 91%, 췌장암 94%, 자궁경부암은 100%를 기록했다”고 인정했다. 폐암 진단의 정확성도 의사들이 50%인 반면 왓슨은 90%까지 올라갔다. 미국에서 400만 명이 앓는 당뇨성 망막증은 초기 진단을 놓치면 실명에까지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딥러닝을 거친 AI는 이 병에 대해 84.9%의 초기 진단 성공률을 기록해 전문의(정확도 83%)를 뛰어넘었다.

AI 전문가들은 “지금 절대 의대에는 가지 말라”며 “10년 뒤 인턴·레지던트까지 마치면 아마 정신과 정도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AI에 의해 마취→영상의학→병리학 순으로 퇴출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취 로봇인 세더시스는 이미 의료비용을 90%나 줄였다. 2000달러였던 미국 수면내시경 비용을 150~200달러로 낮춘 것이다. 하지만 평균 연봉 3억원이 넘는 미 마취 전문의들의 결사 반대로 1년 만에 병원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현장 취재 결과 세더시스가 마취 전문의보다 더 엄격한 기준 아래 작동됐다”며 곧 복권을 점치고 있다.

최근 미 타임지는 “구글이 죽음을 해결할 수 있을까”를 표지기사로 다룬 적이 있다. 왜 병원이나 제약회사가 아니라 구글에 생명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까. 바로 AI 때문이다. 요즘 미 대학의 AI 연구팀은 구글·페이스북·아마존·IBM으로 옮겨가고 있다. 높은 연봉 때문만이 아니다. 첨단 AI 연구에는 강력한 컴퓨팅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대학 연구실에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구글은 100만 대 이상, 아마존과 페이스북도 50만 대 이상의 서버를 돌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한국 AI의 선구자인 김진형 KAIST 명예교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AI는 이미 예측이 아니라 대비의 대상이다. 미 스탠퍼드대는 매년 660명(공대생의 44%)의 컴퓨터과학 전공자를 쏟아낸다. 반면 서울대는 55명(공대생의 7%)만 배출할 뿐이다. 또 미국·영국은 초등학교부터 필수과목이 소프트웨어다. 우리는 교사들의 반발로 간신히 기술·가정 교과군에 포함됐을 정도로 한심하다.” 그만큼 한국 AI의 미래는 어둡다. 다행히 기업 CEO들이라도 AI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금 부자들을 눈여겨볼 때다. 그들이 AI에서 미리 돈 냄새를 맡고 있다.

이철호 논설실장

[출처: 중앙일보] [이철호의 시시각각] 인공지능에 푹 빠진 삼성 이재용

재미도 의미도 없는 지옥을 팔 수 있나?

[중앙시평] 재미도 의미도 없는 지옥을 팔 수 있나? 

[출처: 중앙일보] [중앙시평] 재미도 의미도 없는 지옥을 팔 수 있나?

내년부터 초등학생 한글교육 학교가 책임진다

내년부터 초등학생 한글교육 학교가 책임진다 본문듣기 설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선행교육 막고 다문화 학생 증가하는 현실 등 반영

무리한 받아쓰기, 유치원 일기쓰기 등도 자제 요청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첫해인 내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의 한글교육이 대폭 강화된다.

초등학교 수업시간에 무리한 받아쓰기를 시키거나 유치원 등에서 초등 대비 성격으로 일기쓰기 등을 시키는 것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확정·고시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최근 개발된 초등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는 한글교육이 약 55차시(차시는 시간의 의미. 초등 1시간은 40분 수업) 분량으로 담겼다.

아직 개발 중인 초등 1학년 2학기와 2학년 1, 2학기 교과서 속 한글교육 분량까지 모두 합치면 1∼2학년 전체 한글 수업은 총 60여차시 분량이 될 것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이는 현행 초등 1∼2학년 한글교육 시간(27차시)과 비교해 배 이상 증가한 것이자 지난해 고시된 초등 국어과 교육과정안이 제시한 분량(최소 45차시 이상)과 비교해서도 훨씬 늘어난 양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내년 초등 1∼2학년, 2018년 초등 3∼4학년과 중1·고1, 2019년 초등 5∼6학년과 중2·고2, 2010년 중3·고3 등으로 순차 적용된다.

이에 맞춰 교육부는 내년 초등 1∼2학년이 사용할 교과서를 새로 개발 중이며,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의 경우 현재 현장 검토본이 나와 심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특히 한글교육 시간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용 면에서도 강화된 지침에 따라 교육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 등이 늘면서 갈수록 한글을 종이 위에 직접, 정확히 써 볼 기회가 줄어든다는 판단에서다.

교과서와 함께 개발된 교사용 지도서에 ‘연필을 바르게 잡고 바른 순서대로 쓰는 등 기초학습을 탄탄히 한다’ ‘입학 초부터 어려운 받침 등이 들어가는 무리한 받아쓰기로 한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한다’ 등의 유의사항도 담았다.

국어 외에 1학년 1학기 통합교과, 수학 등 다른 교과서에도 글자 노출을 최소화하고 듣기, 말하기 중심으로 교과서를 구성해 학생, 학부모들이 한글을 읽고 쓰는 데 부담을 한층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또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은연중에 보호자에게 한글교육을 권유하거나 일기쓰기 등 초등 저학년 수준의 활동을 하지 않도록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를 통해 각 유치원 등에 안내하기로 했다.

이처럼 교육부가 초등 한글교육 강화에 나선 것은 언제부터인가 학교에 가기 전에 한글을 떼고 오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져 사교육이 늘어나는 한편, 사교육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 학생 등도 증가하는 현실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적어도 모국어만큼은 공교육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판단”이라며 “과도기를 거쳐 학부모들이 정말로 ‘학교에서 한글을 책임지는구나’ 하는 인식을 하게 되면 선행교육도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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