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피, 우리 안에 흐른다(종과 속의 의미)

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와 교배로 DNA 상속 … 아시아인에게 많아

3만 년 전에 멸종(滅種)된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s)의 피가 한국 사람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몸속에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현생인류의 조상인 크로마뇽인(Cro-Magnon man)의 유전자 외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도 아시아인과 백인에게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26일 사이언스 데일리와 디스커버리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의 면역유전학 연구팀은 현생인류(호모사피엔스)가 호모속(屬·Genus)의 다른 종(種)들과 교잡(交雜)하고 유전자를 교환했음을 보여 주는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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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의 다리뼈에서 추출한 DNA와 데니소바인(Denisovans)의 손가락뼈에서 추출한 DNA를 현재 지구상의 여러 인종과 비교했다. 특히 인체 면역 시스템의 핵심 요소이면서 변이가 심한 인간백혈구(HLA) 유전자 분포를 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갖고 있던 HLA-B*13이라는 특유의 변이 유전자는 아프리카인에게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만 서아시아인에게는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또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갖고 있던 HLA-A 변이 유전자는 현재 파푸아뉴기니인의 95.3%, 일본인의 80.7%, 중국인의 72.2%, 유럽인의 51.7%, 아프리카인의 6.7%에서 관찰됐다.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하기 전까지 유럽에 주로 살았다. 데니소바인은 2008년 러시아 시베리아 남부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치아와 손가락뼈로 그 존재가 처음 밝혀진 호모속의 별개 종이다. 이 역시 약 5만∼3만 년 전 사이에 유라시아에 존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생인류가 6만7500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아시아로 이동했기 때문에 이들과 한동안 공존했던 셈이다.

 이번 연구에서 아프리카인에게 HLA-B*13 등 변이 유전자가 드물게 나타난 것은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날 무렵에는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이 아프리카에 없어 교잡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에 정착했을 때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을 만나 교잡으로 유전자를 받았다는 얘기다. 아프리카인에게 적은 비율로 나타나는 이들 유전자는 최근에 현생인류 사이에서 전달된 것으로 해석된다.

 현생인류는 원래 HLA 다양성이 제한된 작은 집단이었다. 그러나 다른 인류와의 교잡을 통해 다양한 HLA 변이 유전자를 받아들임으로써 생존력이 강해졌고 질병 저항력도 높아져 거대 집단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또 현대 아프리카인이 다른 대륙 주민들보다 유전적 다양성이 훨씬 풍부하다는 점을 들어 아프리카에 남아 있던 현생인류도 네안데르탈인은 아니지만 다른 호모속 종들과 아프리카 내에서 교잡 활동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박홍석 유전체연구단장은 “네안데르탈인과 교잡해 후손이 계속 생겨났다는 것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가 별개 종이라기보다는 아종(亞種) 수준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는 현생 유라시아인의 유전자 중 4%는 네안데르탈인에서, 남태평양 원주민인 멜라네시아인의 유전자 중 4~6%는 데니소바인으로부터 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진화론에 따르면 500만 년에 걸친 인류 진화 과정에서 초기에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원인(猿人)이 등장했으며, 약 250만 년 전에 호모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屬)으로 분화됐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쪽은 약 100만 년 전에 멸종했으며, 호모속은 직립원인으로 불리는 호모에렉투스와 네안데르탈인, 현생인류(크로마뇽인) 등으로 진화를 계속했다.

강찬수 기자

◆네안데르탈인=현생인류와 같은 사람속(Homo 屬)에 속하는 종으로 1856년 독일 네안데르 계곡에서 화석이 발견됐다. 60만~35만 년 전 유럽에 처음 나타났고 주로 유럽과 아시아 서부 지역에서 살았다. 아시아에서는 5만 년 전, 유럽에서는 약 3만 년 전에 사라졌다. 뇌 부피는 1200~1900㎤로 현생인류(1330㎤)보다는 대체적으로 컸다. 도구를 사용하며 무리 지어 살았다. 언어 사용 여부는 불확실하다.

‘감사와 감동’을 가르치지 않는 무상 교육

[편집자에게] ‘감사와 감동’을 가르치지 않는 무상 교육

  • 손지명 영상음악인
    일 때문에 초등학생 아이의 아침을 챙겨주지 못할 때가 많다. 엄마로서 늘 안타까울 뿐이다. 어느 날 아침을 못 먹은 아이가 점심시간까지 얼마나 배고플지 생각하니 너무 측은해서 2교시 후 쉬는 시간에라도 먹게 하려고 간식을 사가지고 학교에 찾아간 일이 있었다. 물론 내 아이만 먹여서는 안 되겠기에 반 아이들 전체에게 나눠줄 분량으로 파이와 요구르트를 준비해 갔다. 담임선생님께 먼저 갑작스레 온 무례를 사과하고, 우리 아이처럼 아침을 굶고 온 아이들이 있을 테니 2교시 쉬는 시간에 나눠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선생님의 반응은 좀 차가웠다. 빈말이라도 감사하다는 말은 없었고, 오히려 “이렇게 나오시면 없는 집 아이들이 상처를 받는다”고 하셨다. 서운한 마음을 감추고 사정하다시피 해서 누가 사왔는지 말하지 않고 나눠주는 것으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하교 후 집에 온 아이에게 간식을 잘 먹었는지 물어보니, 오후에 선생님이 나눠주셨다고 했다. 아이들 모두 맛있게 먹기는 했는데 오늘따라 왜 주셨는지 생각은 안 해봤단다. 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감사를 가르치지 않는 교육이 얼마나 큰 것을 놓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

    밤새 직장 일을 하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 온 엄마가 토막잠도 마다하고 준비해 온 사랑의 간식임을 아이들은 알 길이 없었다. 간식을 먹었다는 포만감 외에 아이들이 가슴으로 느낄 사랑의 감동과 감사는 없던 일이 되었다. 아이들을 잘 먹이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아이들을 잘 키우는 일이라고 믿는다. 작은 호의에도 감사할 줄 알고, 또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것으로 남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말이다. 그러나 평소 거저 받는 일에 익숙해져 감사함을 모르고 자라난 아이들에게서 이런 성품을 기대할 수 있을까? 무상으로 지급되는 것에 익숙한 공산국가에서 좀처럼 들을 수 없는 말이 바로 “감사합니다”라고 한다. 개인적인 친절과 호의에도 감사할 줄 모른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아무튼 ‘먹는 것’으로 포장된 ‘평등지향의 교육’은 아이들이 장차 작은 일에도 감사를 느끼며 따스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길보다, 남만큼 갖지 못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원망과 분노를 갖고 사는 쪽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사람의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입에서 나오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먹는 일보다 진정한 사람됨에 매진하는 우리의 교육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D램과 낸드플래시 대체할 차세대 메모리

전력소모 줄이고 속도 높여라 … M램·P램·R램 등 개발 한창이죠

‘디지털 기기에 쓰는 메모리’라고 하면 대부분은 D램이나 낸드플래시를 떠올리게 마련.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M램· P램· F램· R램이란 것도 있다. D램이나 낸드플래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메모리 업체들이 성능 개선에 몰두하고 있는 차세대 제품들이다. 일부는 이미 실용화됐고, 몇몇 제품은 연구개발(R&D)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 이들 차세대 메모리는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D램과 낸드플래시와는 원료 물질부터 다르다. 각각의 메모리들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알아본다.

권혁주 기자

D(Dynamic)램과 낸드(NAND)플래시

D램은 ‘전기 먹는 하마’ 낸드플래시는 ‘느림보’

디지털 메모리의 기본은 ‘1’과 ‘0’이다. 모든 데이터를 이 두 숫자로 표시해 저장한다.

D램은 1과 0을 나타내는 방법으로 일종의 ‘충전지’를 사용한다. 충전이 돼 있으면 1, 방전 상태면 0인 식이다. 다시 말해 아주 작은 반도체 충전지를 쫙 늘어놓은 것이 D램인 것이다. 데이터를 기록할 때는 각 충전지를 충전이나 방전시키고, 읽을 때는 충전이나 방전된 상태를 살피는 것이다.

이 D램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1을 나타내려 충전을 해 놓아도 조금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방전이 된다는 점이다. 전원을 끄면 방전이 되면서 데이터가 날아가는 것은 물론, 잠시만 전력 공급을 게을리해도 데이터가 지워진다. 처음 저장해 놓은 상태의 데이터를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전력을 공급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D램은 전기를 많이 먹는다. 거대한 정보 저장장치인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가 ‘전기 먹는 하마’란 오명(汚名)을 쓰게 된 것도 일부분 D램에 책임이 있다. 막대한 양의 정보를 저장하려고 엄청나게 많은 D램을 사용하다 보니 전력 소모가 극심한 것이다.

보통의 PC라면 전기 좀 많이 쓴다고 해서 별 문제 없겠지만, 노트북이나 태블릿PC, 스마트폰 같은 휴대용 기기의 경우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전력 소모량은 배터리가 얼마나 오래 가는지를 좌우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D램은 또 하나의 약점을 안고 있다. 가장 빠른 메모리이긴 하지만 D램에 읽고 쓰는 속도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의 계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CPU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계산을 좀 하려 하면 D램에서 데이터를 읽어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계산 결과를 저장하려 할 때도 마찬가지다. D램 때문에 CPU가 100%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칩 형태로 꾸미기 직전의 낸드플래시.

낸드플래시는 이런 D램의 약점 중 하나를 해소했다. 전기를 계속 흘려주지 않아도 데이터가 그대로 남아 있다. 아예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유지된다. 당연히 전력 소모가 적다. 그래서 모바일 기기에 많이 쓴다. 하지만 낸드플래시도 만족할 만하지는 않다. D램보다 훨씬 속도가 느리다. 이 때문에 메모리 업체들은 새로운 기억소자를 찾아 나섰다. 그러면서 M램이니 P램이니 하는, 온갖 알파벳이 달린 메모리가 개발되고 있다. 알파벳은 달라도 목표는 한 가지. ‘더 빠르고 전기는 적게 먹는’ 메모리를 만드는 것이다.

M(Magnetic)램

D램 대체할 유력 후보, 3~5년내 상용화 가능

D램을 대체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받는 메모리다. 자석(Magnet)의 원리를 이용했다. 실제 원리는 훨씬 복잡하지만, 대략 N극이 위로 오면 1, S극이 위로 올 때는 0을 나타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쯤이면 ‘하드디스크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금 다르다.

하드디스크와 꼭같은 원리를 사용해서는 아주 작게 만들 수 없다. 하드디스크가 메모리 소자보다 덩치가 훨씬 큰 이유다. M램은 대신 ‘터널링 자기 저항’이라는 현상을 활용해 데이터를 저장한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진작부터 M램의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미국 IBM은 일찌감치 1970년대에 M램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나 기술적 한계에 부닥쳐 포기했다. 이후 90년대 들어 터널링 자기 저항을 이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나오면서 다시 개발 붐이 일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2002년 개발에 성공했다. 아직까지는 성능이 D램을 따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볼 때 3~5년 후면 상용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론적으로만 놓고 보면 전력소모가 아주 적은 데다 속도는 D램보다 훨씬 빨라 언젠가는 완전히 D램을 대체할 것이라고 예언하는 이들도 있다.

이 M램 분야에서 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와 손잡고 삼성전자와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업체들은 예전 M램에서 한층 발전된, ‘STT-M램’이란 것을 개발 중이다.

M램에도 약점이 하나 있다. 자석을 가까이하면 저장된 데이터의 내용이 지워질 수 있다. 이 때문에 M램은 ‘뮤(μ)-메탈’이란 특수 물질로 메모리를 감싸준다. 뮤-메탈은 그 안쪽으로 자석의 힘이 뚫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특수한 성질이 있다.

P(Phase-Change)램

DVD 원리 응용, 삼성전자가 양산 성공

P램

다이아몬드와 석탄은 모두 탄소로 구성돼 있다. 차이점은 결정(結晶)이냐 아니냐 하는 것. 결정체인 다이아몬드는 탄소 원자가 일정하게 배열돼 있다. 하지만 석탄은 그렇지 못하다. 이 차이가 보석과 석탄의 운명을 갈랐다.

똑같이 탄소로 만들어진 물질이지만 석탄을 다이아몬드로 바꾸기는 몹시 힘들다. 엄청나게 높은 온도와 압력을 가해야 가능하다. 설혹 고온·고압을 가한다 하더라도 불순물이 워낙 많아 다이아몬드로 만들 수는 없다. 영화 수퍼맨 1탄에서 수퍼맨이 연인을 위해 석탄을 꽉 쥐어 다이아몬드로 만드는 일은 그야말로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인 것이다.

그런데 물질 중에는 쉽게 다이아몬드 같은 결정이 됐다가, 또 어느 때는 비결정체가 되는 것이 있다. 전류를 조금만 흘려주면 모습을 바꾼다. 이를 활용한 게 P램이다. ‘상태(Phase)’가 바뀐다고 해서 P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략 결정체가 되면 0, 비결정체일 때 1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P램은 DVD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DVD는 빛을 쬐어주면 결정이 됐다가 비결정이 됐다가 하는 물질을 사용해 정보를 기록하고 읽어낸다. 사실 P램은 DVD의 이치를 응용했을 뿐만 아니라 쓰는 물질도 같다. 다만 DVD는 빛을 이용해 물질의 구조를 결정에서 비결정으로 바꿔주는 반면, P램은 전기를 이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전기를 쓰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 훨씬 미세한 메모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빛을 사용한다면 현재 DVD급의 집적도밖에 얻을 수 없다. 어른 손바닥보다 큰 DVD에 보통 4.7GB 정도를 담을 수 있으니, 이런 방식으로는 모바일 기기에 적절한 메모리를 만들 수 없다.

P램은 차세대 메모리 중 개발이 가장 많이 진척된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512M P램 양산에 성공했을 정도다. 이미 일부 휴대전화 단말기에 쓰이고 있다. 전력 소모는 적지만 아직 속도는 D램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F(Ferroelectric Material)램과 R(Resistive)램

F램은 D램과 유사 … R램은 내구성이 100만배

F램은 기본적으로 D램과 유사하다. D램에서 언급한 충전지에 ‘강유전체(ferroelectric)’라 불리는 물질을 쓴다는 게 차이점이다. 강유전체를 쓰면 잘 방전이 되지 않는다. D램처럼 계속 충전을 하기 위해 전력을 공급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다.

따라서 전기 소모는 적다. 하지만 속도가 문제다. D램과 비슷한 정도다. 기본적인 동작 방식이 같아서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메모리 중에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할 수 있다. 그러나 CPU의 역량을 100% 발휘하기 위해 더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별로 반길 만한 특성이 아니다. ‘개선 가능성’이 적은 것이다.

R램은 전기 저항(resistance)의 변화를 이용한 것. 전류를 흘려주면 저항 값이 바뀌는 물질을 이용한다. 예컨대 저항이 크면 1을 나타내고, 작으면 0이 된다.

R램과 관련, 최근 삼성전자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플래시 메모리보다 100만 배나 내구성이 높은 R램 구조를 설계한 것. 이 R램은 읽고 쓰기를 1조 번 되풀이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 데이터를 기록하기 위해, 다시 말해 저항치를 바꾸기 위해 흘려주는 전류의 양도 줄였다. 이 구조를 사용하면 집적도도 높아진다. 집적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작고 싼 메모리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지난달 세계적 권위를 지닌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즈’ 인터넷판에 실렸다

2009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초등학교 교육과정 (2011-08-09)

2011-08-09개정 [별책_1]초·중등학교_교육과정_총론(교육과학기술부_고시_제2011-361호).pdf

 2011-08-09-(별책_2)초등학교_교육과정(교육과학기술부_고시_2011-361호).pdf

 2011-08-09-[별책_9번]과학과_교육과정(교육과학기술부_고시_제2011-361호).pdf

 2011-08-09-[별책15번]바른_생활_슬기로운_생활_즐거운_생활_교육과정(교육과학기술부_고시_제2011-361호).pdf

 2011-08-09-[별책26]창의적_체험활동_교육과정(교육과학기술부고시_제2011-361호).pdf

총론만 늘어놓는 비전문가의 함정

총론만 늘어놓는 비전문가의 함정[중앙일보]

 

지난해 개최된 한 콘퍼런스에서 겪은 일이다. 필자는 이 콘퍼런스의 기조 연설자로 초대됐다. 기조 연설은 행사의 하이라이트다. 그래서 청중에게 유익한 메시지가 되도록 정성을 다해 발표를 준비했다. 당일 일찌감치 도착해서 기다리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예정된 시각에 행사가 시작되지 않았다. 이유를 알고 보니 축사를 하기로 한 어느 정치인이 도착하지 않아서였다. 그분은 15분이나 늦게 나타났다. 그분이 할 5분 정도의 축사를 듣기 위해 참석자 수백 명이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주최 측은 필자에게 발표 시간을 반으로 줄여달라고 했다. 모 정치인이 시간을 지키지 않은 파장이 필자의 발표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30분 길이로 준비한 내용을 반으로 줄인다는 건 청중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안 할 순 없어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 발표를 마쳤다. 현장 전문가의 메시지보다 의전이 더 중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우리나라 심포지엄이나 콘퍼런스에 참여해 보면 개회식에만 과도하게 이목이 집중되는 현상을 종종 보게 된다. 정작 행사의 꽃인 세미나 발표 현장은 썰렁하다. 행사의 내실보다 격식이나 형식에 얽매이는 것은 한국적인 고질병이다. 국외 콘퍼런스의 경우, 보통 기조 연설은 아침 8시쯤에 첫 순서로 진행된다. 이른 시각이고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데도 서둘러 가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청중이 꽉 들어찬다. 시대의 변화에 대한 리더의 생각이 어떤지, 어떤 비전으로 사업을 하는지 듣고 싶어서다. 격려사와 축사 같은 의전 행사는 아예 없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너무나 복잡한 사안들로 가득 차 있다. 평범한 과거의 지식과 이론만으로는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그만큼 현장 경험에 바탕을 둔 전문가의 통찰력이 절실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전문성에 기반한 치열한 토론보다 격식을 차린 추상적 논의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일례로 특정 전문 분야의 토론회가 열릴 경우, 그 분야 전문가가 아닌 인사가 태연히 참석해 주의·주장을 펼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니 지극히 상식적인 총론만 나오고 각론이 나오지 않는다. 각론이 없으니 실천 방안 도출은 더 먼 얘기다.

 과거 우리나라는 사농공상에 따른 계급 구분이 뚜렷해 현장에 밝은 전문가가 대우받기 힘들었다. 반면 이웃 일본은 신분과 관련 없이 자기 분야에 전문성이 있으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 독특한 장인 정신이 꽃핀 배경이다. 격식에 얽매이고 지배 체제가 고착화한 유럽을 떠나 미국으로 향한 이민자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었던 것도 현장에서 마음껏 도전하길 즐기는 실용 정신 때문이었다.

 전문가의 능력은 현장에서 나온다. 학력에 비례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적당한 벤치마킹이나 모방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끊임없는 탐구로 기술 개발에 몰두하거나,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거나, 사회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비로소 전문가로서의 깊이가 생긴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마쓰시타전기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은 경영일지에 ‘업무를 체험하고 시장 상황을 실감하는 것은 의학에 비유하자면 기초의학이 아닌 임상의학이다. 나는 모든 직원을 현장 감각이 있는 임상 전문의로 키우고 싶다’고 적었다. 현장을 꿰뚫고 있어야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장 감각에 따른 전문성은 기업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보화·개방화로 개인의 힘이 날로 커져가는 지금으로선 탄탄한 실력을 쌓은 사람만이 생존 가능하다. 적당한 학력이나 인적 네트워크에 기대온 사람이라면 어려움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반면 도전을 추구해온 전문가들에겐 새 기회가 생겼다. 격식이나 형식보다 문제의 본질에 충실한, 현장에 뿌리박은 프로들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대 아닌가.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