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르치는 학교’ 100곳 살펴보니… 아침 15분 스스로 책읽기… 점심시간엔 공연(100대 교육과정)

서울사대부설여중… 토론·실습으로 수업 이끌어 음악시간엔 직접 작곡도
인천 작전여고… 월요일 ‘3분 경제뉴스’ 방송 축제때 마켓 운영 경험하기도

서울사대부설여중은 모든 수업의 주인공이 학생이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설명하고 칠판에 필기하면 학생들은 따라가는 일반적인 학교 수업과 달리 이곳에선 학생들이 토론하고 실습하면서 수업을 이끌어 나간다.

많은 여학생에게 ‘비호감’인 수학 시간도 서울사대 부설여중에선 색다르다. 학생들은 모래를 이용해 삼각형의 내심·외심을 계산하는 실험을 하기도 하고, 구·기둥·뿔 모형으로 부피를 계산하는 법을 배우거나 퍼즐을 맞춰 보며 ‘피타고라스 정리’를 익힌다.

잘 가르치는‘베스트 스쿨’에 선정된 대구 관남초등학교는 매일 아침 수업 시작 전 15분씩‘아침독서’시간을 갖는다.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수학 문제 풀이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 학생들이 집에서도 복습할 수 있도록 하고, 아이들에게 ‘수학시간 일기 예보(10자)’ ‘수학 일기(5줄)’ 등 그날그날 수업의 감상을 기록하도록 해 교사가 학생들이 어떤 부분에 취약한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한 점도 이 학교의 남다른 수업 방식이다.

서울사대부설여중의 우수 수업 사례는 조선일보교육과학기술부가 공동 주관하는 교육과정 우수 ‘베스트 스쿨(Best School) 100’에 선정됐다. ‘잘 가르치는 학교’들로 선정된 100개 학교들은 저마다 창의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잠재력을 키우고 있었다.

인천 작전여고의 자랑거리는 ‘경제 교육’이다. 매주 월요일 오전 8시 방송부 학생들이 ‘3분 경제 뉴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더블딥의 의미’ ‘환율이 무엇이기에’ ‘금값이 오르는 이유’ 등 짤막한 경제 관련 뉴스를 알기 쉽게 대화 형식으로 전달하고, 증권박물관이나 한국거래소 등 경제관련 단체에 견학을 가기도 한다.

10명 이하 학생팀이 사업체를 꾸려 사업기획안부터 사업설명서·예산계획서·결산보고서 등을 작성해 보고, 학교 축제 때 마켓을 운영하는 경험도 해 보게 했다.

대구 관남초등학교는 매일 점심 시간에 20~30분씩 학생회 주도로 학생 공연을 열고 있다.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짜고 출연자 섭외를 해서 사회까지 보는 프로그램이다. 음악 시간에 배운 리코더 연주부터 가야금·댄스·연극·태권도 시범 등 학생들 각자가 끼를 마음껏 발산한다. 이동영 연구부장은 “학부모들도 아주 좋아하셔서 자주 관람하러 오신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전 학년이 매일 수업 시작하기 전에 15분씩 책을 읽는다.

 

-조선일보 제공

‘코리아’ 7번 언급 … “한국선 교사가 국가 건설자”-오바마의 연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11년 국정연설에 그의 단골 메뉴인 ‘한국의 모범 사례’가 또 등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교육과 인터넷 인프라를 예로 들며 미국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 한국에선 교사가 국가 건설자(nation builder)로 불린다”며 “미국도 교육자들을 이 같은 수준으로 존경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한국 가정은 우리보다 나은 인터넷 접근성을 갖고 있다”며 인터넷 인프라 구축의 모범사례로 한국을 들었다

인간의 뇌 ‘바보’ 인가

인간의 뇌 ‘바보’ 인가[중앙일보] 입력 2011.01.20 01:54

거짓이든 진실이든 칭찬만 하면 똑같이 쾌락 느껴 현실과 언어 구분 못하는 뇌

 

한 강연회장에서 연사가 청중 중의 한 여성을 일으켜 세우고 말했다. “지금부터 당신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하겠습니다. 당신은 매사에 긍정적이고 책임감이 있군요. 리더십이 있고 유머감각도 좋아서 사람들이 잘 따르고 부하들의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연사가 여성에게 느낌을 물어보자 “기분이 좋군요”라는 대답이 나왔다. 여기서 연사가 말했다. “처음에 나는 ‘거짓말’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기분이 좋아요?”

이 이야기는 실화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신과의 우종민 교수가 지난해 11월 KT 강연회장에서 ‘실험’해 보았다고 밝힌 사례다. 『우종민 교수의 뒤집는 힘』의 저자인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의 뇌는 현실과 언어를 구분할 능력이 없습니다. 분명히 거짓말이라고 전제한 칭찬을 들었는데도 당사자의 기분이 좋아진 것이 그런 예입니다.”

  이를 확장해 ‘인간의 뇌는 현실과 언어를 구분할 능력이 없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는 것이 우 교수의 설명이다.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서 칭찬을 받는 사람과 진짜라고 믿고 칭찬을 받는 사람의 뇌를 비교한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칭찬을 받으면 뇌에서 쾌락을 관장하는 부위가 활성화되는데 이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으로 촬영한 것이지요. 양자의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위가 동일하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뇌는 현실과 언어를 혼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신의학 분야에서는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사실이라고 그는 말했다. 게다가 뇌는 심지어 단순한 단어 몇 개의 조합에 노출된 것만으로도 큰 영향을 받고 이것은 행동의 변화로 나타난다는 사실이 심리학자들의 실험으로 확인됐다.

일본국립생리학연구소의 사다토 노리히로 교수팀은 2008년 사람의 뇌가 외부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했다. 좋은 평판을 받을 때 활성화되는 부분(보라색)의 면적이 금전적 보상을 받을 때 활성화되는 부위(초록색)보다 더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뉴욕대학 심리학과의 존 바그 교수와 그의 동료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두 건의 실험을 보자.

 이들은 피실험자들에게 뒤죽박죽인 단어들을 다시 배열해 말이 되는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 피실험자 절반에게는 “사람의·이다·피부·주름진”과 같이 노인과 관련된 단어를, 나머지 절반에게는 “사람의·이다·피부·부드러운”처럼 나이 듦과 관련이 없는 단어를 각각 제시했다.

 문제는 모두 10개였고 피실험자들은 이것이 단어능력 테스트인 줄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바그가 측정한 것은 과제를 마친 학생들이 실험실을 나와 복도를 거쳐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가는 시간이었다.

 피실험자들이 총 길이 7.5m인 이 구간을 걸어가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7.3초였다. 하지만 이는 노인과 관련이 없는 단어 문제를 푼 그룹에만 해당했다. 노인과 관련이 있는 단어가 들어간 문제를 푼 그룹은 이보다 1초 가까운 시간이 더 걸렸다.

 젊은 대학생들의 뇌는 이 같은 단어들을 접하면서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이 “지금은 노인과 관계된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무의식적으로 걸음이 느려진 것이다.

 두 번째 실험을 보자. 피실험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뒤죽박죽인 단어를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라는 과제를 준 것은 앞서의 경우와 같다. 다만 절반에게는 ‘공격적’ ‘무례한’ ‘침입하다’ 등의 단어들을 흩어놓은 질문지를, 나머지 절반에게는 ‘공손한’ ‘양보하다’ ‘예의 바른’ 등의 단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질문지를 제시했다.

 한 명당 5분 정도의 테스트가 끝나면 복도를 지나 다른 연구실에 있는 실험진행자에게 가서 다음 과제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그 방에서는 다른 학생(사실은 실험 요원)이 실험진행자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해대고 있는 통에 마냥 기다려야 하게 만들었다.

 한 학기 동안 진행된 실험의 결과는 놀라웠다. ‘무례’ 그룹은 평균 5분 정도 지나자 대화에 끼어들었다. 하지만 ‘예의’ 그룹은 82%가 제한시간인 10분간 대화를 방해하지 않았다. 언어는 고사하고 경향성을 띤 몇 개의 단어에 노출되는 것만으로 행동방식은 이처럼 달라진다 .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뇌는 현실과 생각의 차이도 잘 구분하지 못한다. 1998년 네덜란드 네이메헌 대학교의 아프 데익스터르후이스와 반 크니펜베르흐가 진행한 실험을 보자. 대학생 피실험자들을 둘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대학교수가 되는 것과 관련한 속성을, 다른 그룹에는 축구 훌리건 의 속성을 생각하고 목록을 적어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시간은 5분이 주어졌다. 그 뒤 두 그룹 모두에게 “방글라데시의 수도는?” “1990년 월드컵을 개최한 나라는?” 등의 상식 문제 47문항을 풀게 했다.

 그 결과 교수에 대해 생각했던 그룹은 평균 55.6%의 정답을 맞힌 반면 훌리건에 대해 생각했던 그룹의 정답률은 42.6%에 불과했다.

 두 그룹의 지적 능력에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똑똑하고 박식한’ 이미지에 대해 생각하느냐와 그 반대인가에 따라 문제해결 능력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 같은 이야기들의 결론은 명백하다. 우리의 뇌는 현실과 언어·단어·생각을 구분할 능력이 없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자명하다. 새해에는 긍정적인 말과 칭찬, 좋은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조현욱 객원기자·과학평론가 poemloveyou@hanmail.net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자기공명을 이용해 혈액 내 헤모글로빈이 방출하는 미세한 신호를 잡아 혈류가 증가한 곳을 보여주는 영상. 뇌가 어떤 기능을 수행할 때 활성화하는 영역을 찾아낼 수 있다.

언어가 힘이다 글쓰기가 경쟁력

처음부터 끝까지 한 가지 주제로 밀고 나가야 좋은 글

하나의 글에는 하나의 주제만 담아야 한다. 주제란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중심 생각을 가리킨다. 하나의 글에서 두 가지를 한꺼번에 밝히려 한다면 글의 초점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 하나의 주장을 펼쳐 가다 거기에서 파생된 지엽적인 문제를 거론한다면 앞에서 제시한 논리 구조가 허물어진다. 이런 글은 읽고 나서도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주제는 한 가지로 명확해야 한다. 글쓰기 훈련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사람의 글일수록 주제가 명확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배상복 기자

주제가 명확해야 한다

주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내용의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 통일성은 주제의 선명함을 드러내는 기초적인 형식을 이룬다. 문장과 문장이 통일성을 가지고 긴밀하게 연결돼야 하며, 주제를 뒷받침하는 논거나 소재도 주제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을 선택해 긴밀한 상관성을 지니게 해야 한다. 그러자면 글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말하고자 하는 내용, 즉 주제가 확실하게 드러나도록 일관된 내용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사례1 철도 노조 파업

예문  철도 노조 파업으로 열차가 단축 운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30분 일찍 집을 나섰다. 인천역에 들어서니 승강장에는 벌써 평소의 몇 배가 되는 사람들로 붐볐다. 30분을 기다려서야 겨우 열차가 들어왔다. 서울이 가까워 오면서 전동차는 완전히 콩나물시루가 됐고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전동차가 흔들리거나 역에서 사람이 내리고 탈 때마다 여기저기에서 불평과 신음, 욕설이 터져 나왔다. 평소 1시간 거리인 서울역까지 무려 2시간이나 걸렸다. 그야말로 생각하기도 싫은 지옥철이었다.

철도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된 것은 비정규직과 처우 문제 때문이다. 철도노조는 신분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철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분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을 하루 빨리 정식 직원으로 전환하고, 충분한 휴식이 확보되지 않는 교대근무 등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도노조는 이런 이유로 거의 해마다 파업을 벌이고 있다. 시민들이 안전한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요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해설  파업이 부당하다는 것인지 정당하다는 것인지 주제가 분명하지 않다. 첫째 단락은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자신과 더불어 시민들이 얼마나 고통을 겪었는지 생생하게 잘 써내려 왔다. 그러나 둘째 단락에서 철도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글을 망치고 만다. 철도 노조의 파업 이유를 서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요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대목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다 보니 철도 노조의 파업이 정당한 것으로 비친다. 결국 철도 노조 파업의 부당성과 정당성이 공존하는 형태가 돼 2개의 주제로 이루어진 글이 됐다. 만약 이처럼 두 가지 주제를 다루려면 각각의 주제를 분리해 별개의 글로 작성해야 한다. 위 글에서는 둘째 단락을 다음과 같이 고치면 파업의 부당성이라는 주제가 분명해진다.

수정  철도 노조 파업으로 인해 수많은 시민이 고통을 겪고 있다. 철도노조는 시민들에게 이토록 고통을 주어도 된다는 말인가.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 파업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죄 없는 시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철도 노조는 몇 년째 이러한 파업을 벌이고 있다. 걸핏하면 파업을 일삼는 노조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지 말고 이번에는 완전히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

#사례2 아파트 광고 문구

아파트 분양광고를 하면서 욕심대로 좋은 점을 다 나열해 ‘전망 좋고, 쾌적하고, 넓고, 교통 편리한 아파트-’라고 광고한다고 가정해 보자.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눈에 띄는 것 없는 그저 그런 아파트가 되고 만다. 이 아파트의 최고 장점이면서도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요소가 무엇인가를 찾아 그것만 내세우는 것이 더 호소력이 있다.

이 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이 전망이라면 ‘전망 좋은 아파트’라는 문구를 내세우고 왜 전망이 좋은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훨씬 낫다. 그 아파트의 특징이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이면 그것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강조해야 한다. 지하철 몇 호선에서 몇 m 떨어져 있다든지, 무슨 도로에서 몇 m 정도로 가까이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아파트보다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찾아온다.

#사례3 직장인 보고서

보고서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핵심 사항이나 윗사람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을 끄집어 내 그것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그 외 다른 것은 뒷부분에서 짧게 처리하거나 도표로 보여 주면 된다. 그래야 읽는 사람에게 핵심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시키거나 관심거리에 대한 궁금증을 제대로 풀어 줄 수 있다. 만약 모든 내용을 비슷한 양으로 다루면 주제가 명확해지지 않기 때문에 어느 것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일본의 관련 분야 시찰을 다녀와 보고서를 쓴다고 가정해 보자. 그곳에서 보고 들은 것을 모두 서술한다면 책을 몇 권 써야 한다. 줄여서 쓴다고 해도 이것저것 다루다 보면 적지 않은 양이 된다. 줄이다 보면 각각이 수박 겉핥기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자기 회사 또는 자기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회사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 등으로 범위를 좁혀 그것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그래야 읽는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며 도움이 되는 보고서가 될 수 있다.

다시 듣는 국어 수업 – 좋은 주제의 요건

1. 독창적인 내용이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듣고 보며 누구나 생각해 낼 수 있는 내용으로는 읽는 사람의 흥미를 끌기 어렵다. 따라서 재미가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재미있는 내용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제가 독창적이어야 한다. 독창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내용이 참신해 읽는 사람의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주제가 독창적이고 참신하기 위해서는 소재의 독창성, 시각의 독창성 등이 바탕이 된다. 그러나 참신한 주제를 설정하는 일이란 그렇게 쉽지가 않다. 우선 흔히 듣고 보며 누구나 생각해 낼 수 있는 주제를 피해 가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주제는 참신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읽는 이의 흥미를 끌 수 없다.

예문  기차의 미덕은 아마도 ‘비둘기’의 퇴장(2000년 11월)과 함께 사라져 버린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손님이 있어도 멈춰서고, 역무원 하나 없어도 정거장 푯말이 있는 곳이면 쉬어가던 비둘기. 어디로 갔을까요. 높은 하늘로 비상하기보다는 낮은 곳에서 사람들과의 친구 노릇을 즐기던 그 비둘기 떼는. 일등의 자리를 마다하고 삼등열차로 내려앉아서 민초(民草)들과 고락을 함께하던 그 사랑과 평화의 사도들은!

아무려나, 이제 그 비둘기를 추억하는 일은 마치 저 김광섭 시인의 ‘성북동 비둘기’를 읽는 것처럼 쓸쓸한 일만 같습니다. 독수리처럼 날렵하지도 못하고, 공작새처럼 화려하지도 못한 비둘기를 생각하는 일은 결국 속도에 관한 성찰이 됩니다. 그 성찰은 ‘과속(過速)’과 ‘질주(疾走)’가 우리로 하여금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놓쳐버리게 하는가를 살필 수 있게 합니다.

<윤준호 『20세기 브랜드에 관한 명상』 중 ‘기차의 미덕’. 소재와 시각의 독창성으로 읽는 사람의 흥미를 끌고 있다.>

이러한 독창성은 반드시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성범죄자는 무조건 사형에 처해야 한다’거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전쟁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독창적이긴 하지만 공감을 얻기 힘들다. 보편성을 무시한 독창성은 읽는 사람의 시선을 끌 수는 있지만 결코 좋은 글이 될 수 없다. 아무리 독창적인 것이라 해도 보편타당하지 않은 사실이라면 의미가 없다.

예문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는 사형을 시키거나 최소한 무기징역에 처해야 한다. 대처 능력을 갖지 못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라는 점에서 죄질이 극히 나쁘다. 또 피해자들은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으로 신음하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엄벌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 성폭행범의 인권보다 피해자의 인권이 더 중요하다. 성범죄자는 죗값을 치르고 나서도 같은 범죄를 되풀이하는 확률이 높다.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자는 극형에 처하거나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해야 한다.

<독창적이지만 처벌 방법에서는 공감을 얻기 어려운 글>

2. 쉬운 것이어야 한다

주제는 쉬울수록 좋다. 쓰는 사람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주제를 설정해야 자신 있게 써 내려갈 수 있고, 읽는 사람에게 실감나게 전달할 수 있다. 글쓴이가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이거나 정확히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 부족하다면 알맞은 주제가 될 수 없다. 정보나 자료가 불충분한 내용은 누구나 헤맬 수밖에 없으므로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범위에서 쉬운 것으로 주제를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이 ‘고령화 사회의 대처방안’에 대해 쓴다면 지나치게 어려운 주제일 수밖에 없다.

3. 흥미를 끌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주제는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제가 참신해야 한다. 그러나 참신한 주제를 찾는 일이란 그렇게 쉽지가 않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듣고 보며 누구나 생각해 낼 수 있는 주제를 피해 가는 것이 좋다. 누구나 듣고 보며 생각해 낼 수 있는 주제는 결코 참신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읽는 이의 흥미를 끌 수 없다. 주제가 참신하려면 소재의 독창성과 시각의 독창성이 필요하다

[송호근 칼럼] 반갑고 심란한 무상복지

 

 경기침체로 혹독한 한파가 몰아쳤던 6년 전 겨울, 독일 뉘른베르크의 고용사무소에 남루한 차림의 여인이 나타났다. 사상 최대를 기록한 500만 명 실업자 중 한 사람이었다. 당시 총선에서 압승한 기민당 당사에는 이런 현수막이 나부꼈다. “슈뢰더 총리, 지구를 떠나시오.” 그래서인지 슈뢰더는 정계를 떠났고 기민당의 메르켈이 등장했다. 메르켈은 재정적자를 줄이려고 그 여인의 실업급여를 대폭 삭감했다. 700유로(약 110만원)를 받아 든 그녀는 울먹였다. 그전엔 1200유로를 받았다.

 몇 년 전 미국에는 의료보험 없이 위태롭게 살아가는 빈곤층이 4000만 명을 헤아렸다. 연금은 언감생심, 실업수당은 기초생계비의 절반도 안 됐다. 편모 가정에 지급되는 가족지원금을 받으려면 위장이혼이라도 해야 했다. 최강국 미국의 모습이 이랬다. 그래서인지 자유시장론자 저격수로 유명한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의 『진보의 양심』이란 책이 주목을 끌었다. 미국이 진정 제국다운 면모를 갖추려면 사회보험 확대가 급선무라는 것, 그는 뉴딜정신의 완성을 주문했다. 사회보험은 연금, 의료, 실직, 산재보험 같은 기본적 생계안전망이다. 지난해 오바마가 주도한 의료개혁은 그에 대한 작은 답이었다.

 ‘과잉복지’ 독일과 ‘과소복지’ 미국의 개혁정치가 주로 사회보험에 집중되어 있다면, 한국은 무엇을 건드리고 있는가? 자칭 선진국 말고 진정한 품격을 갖추려면 한국은 어떤 복지개혁에 나서야 하는가? 민주당이 야심 차게 빼든 ‘무상복지’는 그 정답인가, 아니면 어렵게 쌓은 우리의 복지제도를 혹시 망가뜨릴 독인가? ‘복지전쟁’을 보면서 국민들이 헷갈리는 질문이다. 이 ‘무상’이란 코드는 분명 내년 초 개막될 대선정국을 달굴 것이다.

 한국의 정치인들이 복지전쟁에 돌입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한국도 이제 선진국형 정치에 근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민주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무상복지 발상에 비판이 쏟아질수록 민주당은 엄청난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고, 담론이 무성할수록 한국의 복지현실은 조금씩 개선되어 나갈 것이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 과거 선진국이 그랬다. 좌파의 무리한 확대 주장과 우파의 좀스러운 비용절감 기조가 격렬하게 충돌했는데, 그 결과는 언제나 복지의 점진적 확대로 마감되었다. ‘복지는 좌우 날개로 난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민주화 20년 만에 드디어 복지국가의 자랑인 ‘무상복지’ 개념이 한국에 출현했으니 어찌 반갑지 않을까만, 그것도 잠시, 마음이 심란해진다. 부실한 사회보험을 외면하고 부자 국가들의 쟁점을 끌어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무상복지엔 납세자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유럽의 사민주의 국가들은 ‘평등과 연대’를 내걸고 국민들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했다. 법인세 60%, 소득세 40%에 달하는 세금폭탄을 납세자들은 사회통합을 위해 군말 없이 받아들였다. 그런데 총 16조원이 소요된다는 민주당의 무상복지안엔 정작 세금 얘기가 빠졌다. 소모성 사업예산을 전용하고 부자감세를 철회하면 충분하다는 논리인데, 한두 번이야 가능하겠지만 계속 버틸 수 있을까 의문이다. 50조원으로 추정되는 실제비용은 도리 없이 납세자의 몫이 될 것이다. 따라서 무상복지안은 ‘세금 50조원 더 내주실래요?’다. 유럽처럼 납세자들이 의기투합해 표를 주면 논란은 끝난다. 그런데 어림잡아 가구당 400만원, 경제활동인구 1인당 250만원씩을 더 내라면, 물러설 사람들이 속출할 것이다.

 사회보험이 부실한 한국에서 ‘무상’은 여전히 성급한 꿈이다. 공짜 밥은 별로 시급하지 않고, 공짜 의료와 보육은 중요하나 더 절박한 문제가 뒤통수를 잡아당긴다. 절대빈곤층 250만 명, 근로빈곤층 410만 명, 저소득층 400만 명, 줄잡아 1000만 명이 가난·질병·실직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 말이다. 인구의 20%, 화려한 성장의 그늘에서 신음하고 있는 이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일자리가 변변치 않아 연금은 물론 고용보험, 산재 혜택도 받지 못한다. 국민기본권이 없다. 이들에겐 무상복지보다 사회보험이 더 절실한 것은 물론이다. 1000만 명 빈자(貧者)를 버려두고 부자(富者)에게도 준다는 무상복지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어쩐지 한심스러워 보인다. 반갑지만 심란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무상급식을 주민투표로 결판내야 하는 나라가 지구상에 있을지 모르겠다. 좀 우스꽝스럽다. 차라리 의무교육인 중등교육에 등록금을 없애는 게 순서 아닐까? 1조3000억원 적자에 빠진 건강보험에 무상의료를 무작정 떠넘기는 것은 무모하고, 먹고살기에 지친 하위 소득계층에 대학등록금을 우선 지원하겠다는 발상은 아무래도 생뚱맞다. 미래를 책임질 청년인구의 급감 추세를 생각하면 제일 그럴듯한 게 무상보육이다. 무상복지가 산의 9부 능선에 있는 정책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겨우 3부 능선쯤에서 길을 내고 있는 중이다. 기왕 복지에 달려들었으니 우리의 처지에 맞는 메뉴를 개발해 달라.

송호근 서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