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힘이다 글쓰기가 경쟁력 (19)

언어가 힘이다 <29> 글쓰기가 경쟁력 (19) 인상적인 자기소개서 쓰기

[중앙일보] 입력 2010년 11월 24일

본격적인 입사철이다. 대학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취업난을 뚫기 위해 여기저기 원서를 낼 때다. 입사 지원서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자기소개서다. 자기소개서는 기업체에 입사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 기업이 자기소개서를 통해 1차적으로 그 사람을 판단한 뒤 2차 시험이나 면접 등의 응시 기회를 준다. 자기소개서가 인사담당자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능력을 보여 주기도 전에 그 회사로부터 외면당한다. 따라서 취직하려는 사람은 우선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잘 써야 한다.

배상복 기자

기업체가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개인의 가정환경과 성장과정, 입사 동기와 근무 자세, 글 쓰는 능력을 보기 위해서다. 어떠한 환경에서 어떤 모습으로 성장했는지가 개인의 성격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정환경과 성장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취업동기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은 입사하더라도 그다지 의욕과 긍지를 느끼지 못하므로 입사 동기와 근무 자세도 유심히 살펴본다.

기업체는 또 자기소개서를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한다. 자기소개서를 읽어 보면 글쓰기 실력이 어떤지 바로 알 수 있다. 더불어 그 사람의 성격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취업하려는 사람은 이러한 요소를 잘 감안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입사의 1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다.

1. 테마가 있는 자기소개서를 써라
추상적이며 누구에게나 있음직한 내용으로 얼기설기 자기소개서를 써 내려간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별다른 인상을 줄 수 없다. 자기소개서도 테마, 즉 주제가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주제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주제 아래 작성해 나가야 한다.
전체를 하나의 글로 작성하거나 여러 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쓰거나 마찬가지다. 자신만의 주제를 정해 어떠한 환경에서 태어나 이러한 성격이 길러졌으며, 이것이 어떻게 발전하고 심화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해야 한다. 그리고 그 회사에 들어가 이것을 어떻게 발휘해 장래에 무엇이 돼 있을 것인지를 일관되게 서술해 나가야 한다.

그러자면 취업하려는 회사의 특성과 자신의 주제를 일치시켜야 한다. 회사에 들어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해나갈 것이며 무엇이 될 것인지를 주제에 맞추어 일관성 있게 서술해야 한다. 남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자신만의 장점이나 특징을 주제로 삼으면 된다. 끈기, 인화단결력, 리더십, 창의성 등이 주제가 될 수 있다.

2. 장점을 최대한 내보여라
주제가 될 수 있는 자신의 장점이나 특기사항은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좋다. 원만한 대인관계, 리더십, 창의성, 조직에서의 인화력 등 자신의 성격상 특성과 업무수행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외국어 능력 등의 특기사항을 체험과 함께 상세히 기술해야 한다. 기업의 특성과 자신의 장점 중 공통점을 찾아 적극적으로 부각하는 것이 좋다.
주의해야 할 점은 장점만 지나치게 나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드시 단점을 함께 언급해야 한다. 한두 가지 단점을 밝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태도는 늘 성찰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 줌으로써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다. 단점을 승화시킴으로써 오히려 장점으로 추가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다.

3.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라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기업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그 사람의 성장배경뿐 아니라 대인관계, 조직에 대한 적응력, 성격, 인생관 등을 판단하며 장래성을 가늠하게 된다. 자기소개서에서 부정적인 인생관이나 사회관을 가진 듯한 느낌을 준다면 그를 채용할 회사는 없다.
따라서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임을 보여 주어야 하고,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감을 심어 주어야 한다. 그러자면 밝고 긍정적인 인생관을 가지고 패기 있게 앞날을 설계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야 한다. 불필요하게 타인이나 다른 회사를 비방하는 내용은 자신에게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므로 피해야 한다.

4.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작성하라
서류제출 마감시간에 임박해서야 성의 없이 허겁지겁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자기 자신을 제대로 내보이기 어렵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차분하게 작성해야 충실한 내용으로 자신을 최대한 보여 줄 수 있다. 급히 작성하면 여기저기 어설픈 문장이나 어휘가 등장하게 마련이어서 좋은 인상을 주기 힘들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그 사람의 글 쓰는 능력이나 문장력도 판단하므로 시간을 가지고 차분하게 작성해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문장을 정확하게 구성하는 능력이 있음을 함께 보여 주어야 한다. 시간이 나는 대로 충분한 양을 작성해 놓았다가 필요할 때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두는 것이 좋다. 수정을 반복하면서 마음에 드는 자기소개서를 하나 만들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5. 꼭 필요한 인재라는 것을 보여줘라
어떤 회사인지,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파악한 뒤 그에 맞추어 자신이 그 회사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그 기업이 찾는 인물상에 맞추어 어떻게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 이 직종을 선택했는지, 왜 이 회사를 지원했는지를 전체적인 주제에 맞추어 논리 정연하게 적어야 한다.
회사마다 분위기와 정서에 차이가 있고 요구하는 인물이 조금씩 다르다. 천재적인 인물을 원하는 회사라면 개인의 창의성을 중시하므로 자기소개서에서 독창성과 창의성을 보여 주어야 한다. 인화 단결에 주안점을 두는 회사라면 원만한 대인관계가 자신의 장점이라는 것을 내보여야 한다. 글로벌한 인재를 찾는 회사라면 해외 경험이나 어학 능력 등 자신이 적임자라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6. 지원동기를 구체적으로 밝혀라
인사담당자들이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입사 동기다. 입사 동기가 뚜렷하지 않으면 회사에 들어가더라도 그다지 의욕과 긍지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입사 지원동기를 쓸 때는 일반론을 펴는 것보다 해당 기업과 직접 연관이 있는 내용을 언급하는 것이 좋다. 해당 기업의 업종이나 특성 등과 자기가 주제로 삼은 것을 연관시켜 입사 지원동기를 언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살펴보고 신문 기사를 꼼꼼히 챙기는 등 그 기업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뚜렷한 지원동기를 밝혀 입사 후 의욕적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 주어야 한다.

7. 장래 희망과 포부를 언급하라
‘열심히 일해 회사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성심을 다해 회사 발전에 이바지하겠다’ ‘시켜 주면 무엇이든 열심히 하겠다’ 등과 같이 자신의 장래 희망을 막연하게 표현하지 말고 ‘어느 분야, 어떤 일에 집중해 어떤 성과를 이루고 싶다’ ‘몇 년 뒤 이 회사에서 어떤 사람이 돼 있겠다’는 등 장래 희망이나 포부를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좋다.
이때 장래 희망은 자신이 설정한 주제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자기 계발을 위해 어떠한 계획이나 각오로 일에 임할 것인지, 입사 후 목표가 무엇인지 등 포부를 자신의 주제와 연관시켜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좋다. 가급적이면 지원한 회사에 입사했다는 가정 아래 목표 성취와 자기계발을 위해 어떤 계획이나 각오를 가지고 임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해야 한다. 장래 포부는 입사 10년 뒤를 가정하고 작성하면 된다.

8. 간결하게 작성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꼭 필요한 내용만 가지고 간결하게 작성해야 한다. 불필요한 얘기를 이것저것 길게 늘어놓아서는 안 된다. 수많은 지원자의 소개서를 일일이 읽어봐야 하는 인사담당자로선 별다른 개성 없이 이것저것 늘어놓은 소개서라면 계속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길 리 없다. 아무리 잘 써도 길면 끝까지 읽어보지 않는다.
정해진 양식과 분량이 있을 경우 그것을 따르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A4 용지 1∼2장 정도가 적당하다. 무언가 풍성해야 그럴듯해 보인다는 것은 옛날 얘기다. 가능하면 1장으로 간결하게 작성해야 인사담당자들이 좋아한다. 간결하게 작성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말만 쓰고, ‘그리고’ ‘그러므로’ ‘그런데’ 등 불필요한 접속사나 군더더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9. 일관성 있게 써 내려가야 한다
‘나는’ ‘저는’, ‘~이다’ ‘~습니다’ 등 존칭·비존칭 어느 쪽으로 표현해도 크게 관계는 없으나 반드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나는’으로 시작했다가 ‘저는’이 나오거나, ‘~이다’고 했다가 ‘~습니다’로 하는 등 일관성을 잃으면 안 된다. 자기소개서를 써 내려가다 보면 내용에 집중하느라 문체가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가끔 생긴다.
상대에 대한 호칭이나 존칭도 통일해 써야 한다. 상대를 이렇게 불렀다 저렇게 불렀다 해서는 곤란하다. ‘~님’ 등 지나친 호칭이나 존칭은 거부감을 준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지나치면 잘 보이려고 아부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개성 있고 간결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자신을 지칭하는 ‘나는’ ‘저는’ 등을 가능하면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10. 개성 있는 문체와 깨끗한 필체로 작성하라
직장에서는 기획서·보고서 등 문서를 작성할 일이 많다. 그 밖의 공식적인 의사전달도 주로 글을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은 글을 잘 쓰는 사람을 원한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그 사람의 글 쓰는 능력, 즉 문장력을 판단한다. 아울러 자기소개서의 문체와 필체에서 그 사람의 개성을 판단하게 된다.
여기저기 원서를 내다 보니 판에 박은 문장으로 자기소개서를 대충 쓰거나 성의 없이 작성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해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기소개서에는 자기만의 개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특색 있는 문체로 작성해 나가야 한다. 남들과 비슷한 글투로는 강한 인상을 주기 어렵다.
내용을 잘 쓰는 것 못지않게 정갈하게 작성해 차분한 성격임을 보여 주는 것도 중요하다. 휘갈겨 쓴 글씨에서 차분함을 느낄 사람은 없다. 손으로 직접 작성하는 경우 정성 들여 글씨를 써야 한다. 평소 연습을 해 두었다가 시험지 답안을 작성하듯 정성 들여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 작성 연습
요즘은 4~5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각각 500자 정도로 자기소개서를 쓰게 하는 경향이 있다. 다음 항목을 작성하면서 연습을 해보자. 시간을 가지고 미리 준비해 놓았다가 필요할 때 그 회사에 맞추어 즉시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성장과정 및 학창시절(500자)

●자기 성격의 장단점(500자)

●지원동기 및 입사 후 포부(500자)

●남에게서 도움을 받았거나 남에게 도움을 준 경험(500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어려운 일에 도전해본 경험(500자)

히스 형제가 제시하는‘변화로 가는 길’- 스틱과 스위치의 공동 저자

칩 히스(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댄 히스(아스펜연구소 연구원) 형제는 열 살 터울이다. 댄이 8세 때 칩은 대학생이었다. 그래서 어릴 때 이들은 공유하는 것도 없었고 서로 잘 알지도 못했다. 하지만 어른이 돼서 이들은 공통 관심 분야를 갖게 된다. 경영컨설팅이다. 스탠퍼드대(심리학 박사)를 나와 조직행동론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칩과 하버드대(경영대학원)를 마치고 마이크로소프트·네슬레 등의 컨설팅을 맡은 댄은 2007년 『스틱(영문 제목:Made to Stick)』을 내놓은 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변화를 이끄는 행동을 분석한 책 『스위치』를 내놓기도 했다. 이들에게 e-메일을 통해 변화와 행동에 대해 물어봤다.

글=김창규 기자 teenteen@joongang.co.kr

● 올해 펴낸 책 『스위치』에서 성공적인 변화에는 공통적인 패턴이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댄: “심리학자는 인간의 정신이 두 가지 다른 시스템에 의해 통제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성적인 생각과 감성적인 생각인데요. 이 둘은 서로 통제하기 위해 경쟁하지요. 이성적인 생각은 살을 빼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감정적인 생각은 ‘쿠키’를 원하지요. 이성적인 생각이 직장에서 뭔가 변화를 원한다면 감성적인 생각은 기존의 일상에 안주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긴장은 변화의 노력을 어렵게 하지요. 하지만 이것이 극복된다면 변화는 빠르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 뇌에 있는 이성적·감성적 시스템이 힘을 합친다면 거대한 변화가 쉽게 올 수 있어요. 결혼할 때처럼 말이죠. 종종 사람은 변화를 싫어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한 진리는 아닙니다. 결혼사진 한번 보세요. 모든 사람이 웃고 있잖아요. 새로운 쌍은 세상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를 껴안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행복하지요. 만약 우리 뇌에 있는 두 시스템이 합의하지 못한다면 작은 변화조차도 어려울 수 있어요. ”

● 지금까지 공통된 패턴을 가장 잘 실행한 개인이나 기업을 꼽는다면.

댄: “제리 스터닌이에요. 그는 베트남 어린이의 영양실조를 해결해야 했지요. 겉으로는 불가능한 일 같았습니다. 그러나 한 마을에 가서 진짜 변화를 이끌어냈어요. 그는 여러 문제에 강박감을 갖지 않았습니다. 변화의 장애물을 걱정하지도 않았지요. 대신 단순한 질문을 했습니다. 지금 현재 무엇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는가? 그리고 더 잘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는 심오한 질문입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고 할 때 이 사례에서 배울 게 많습니다.”



● 그렇다면 특정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게 필요 없다는 건가요.

 칩: “물론 변화를 이끌기 위해 약간의 계획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계획 속에서 길을 잃곤 하지요. 베트남 어린이의 영양실조, 파산위기에 처한 기업과 같이 크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우리는 문제의 크기에 맞는 해결책을 찾으려 합니다. 큰 문제라면 해결책도 클 것으로 기대하지요. 이게 함정입니다. 거대한 마스터 플랜을 생각하도록 하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거대한 계획을 생각할 때 우리는 분석에 마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기발한 계획 덕에 한 번에 해결되는 사례는 드뭅니다. 차라리 눈뭉치를 굴리세요. 시작은 작지만 움직이기 시작하면 계속 커집니다. 삶의 변화가 필요할 때 변화에 필요한 모든 것을 생각하지 마세요. 대신 첫 번째 것만 생각하세요. 일단 첫 번째 것을 완수하면 두 번째를 생각하세요. 이것은 동시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 나쁜 것은 좋은 것보다 강력하다고 했는데요. 인간이 부정적인 것에 집착하는 것은 타고나는 건가요.

댄: "예. 사람에게 좋은 사건과 나쁜 사건의 사진을 보여줬을 때 나쁜 것을 보는 데 시간을 더 씁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나쁜 짓을 배웠다면 나쁜 짓은 좋은 짓보다 더 사람에게 달라붙는(Stick) 경향이 있지요. 사람이 인생의 사건을 말할 때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을 꺼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많은 소설이 결혼생활의 문제에 중점을 둬서 인기를 끌곤 합니다. 하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을 다룬 성공적인 소설은 거의 없잖아요. 부정적인 것에 관심을 갖는 것은 변화를 어렵게 합니다. 우리는 모든 문제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해결책을 찾으려 애쓰지요. 그러나 변화의 시점에서는 그런 해결책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밝은 면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밝은 면은 어떤 일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초기 징후지요. 바로 이런 밝은 면을 복제하세요. 직장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해 성공과 실패가 혼재된 성과를 냈다고 합시다. 이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고민하지 마세요. 대신 작동되는 것을 분석해 모방하세요. 10대 자녀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에 빠졌다면 스스로 질문해 보세요. 우리가 진짜 좋은 관계였던 때가 언제였지? 그때와 뭐가 다르지? 밝은 면을 가능하게 한 게 무엇이었는지 이해한다면 그것을 재생산할 수 있을 겁니다.”

● 본인의 생각을 바꿀 때도 공통된 패턴을 활용하나요.

댄: “형과 내가 책을 저술하고 있을 때였어요.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앉았습니다. 그런데 e-메일 때문에 집중이 안 됐습니다. 나는 쉽게 산만해지거든요. 그래서 나는 환경을 바꿨습니다. 나는 오래된 중고 노트북 컴퓨터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브라우저도 지워버렸어요. 노트북을 ‘타자기’로 바꿨습니다. 바로 산만함의 문제가 해결됐어요.”

● 변화를 뜻하는 단어는 transformation, change, alteration, tweak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책 제목을 스위치라고 한 이유가 있나요.

칩: “전등 스위치의 이미지에 끌렸습니다. 긍정적이고 실용적인 듯했어요. 스위치는 당신이 변화할 준비가 된 순간을 상징합니다.”

● 방대한 사례는 어떻게 구했나요.

 댄: “과학적인 연구를 찾는 것은 간단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사람들은 어디에 그런 정보가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Story)는 달라요. 찾기가 훨씬 더 어렵습니다. 진짜 시행착오를 거쳐야 해요.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를 어디서 발견할지 알 수 없습니다. 좋은 이야기는 대화에서 나올 수도 있고 30년 된 책에서 나올 수도 있지요. 형(칩)은 아주 좋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데 재주가 있어요. 그는 도서관에서 몇 시간 만에 10여 권의 책을 훑어보고는 그 책 속에서 보석 같은 스토리를 찾아냅니다.”


칩 히스(오른쪽), 댄 히스 형제의 어릴 때 모습. 이들은 열 살 터울이다.

● 형제가 칼럼과 책을 공동으로 쓰고 있는데요. 어떻게 아이디어를 공유하는지요.

 칩: “나는 미국의 서해안 지역에 살고 동생(댄)은 동해안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나는 것은 매우 드뭅니다. 우리가 함께 일하는 가장 생산적인 시기는 매년 크리스마스 휴가 때입니다. 이때 부모님 댁에서 만나거든요. 우리는 아버지 사무실로 들어가서 함께 일합니다. 우리가 『스위치』의 제안서를 작성한 곳도 바로 이곳이에요. 공동저술은 그리 흥미 있는 과정은 아닙니다. 많은 e-메일과 두 시간에 걸친 수많은 전화통화 등을 통해 저술을 합니다.”

●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요.

댄: “『스위치』에 대한 영감은 첫 번째 책 『스틱』을 내놓은 후 여러 사람과 일한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스틱은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소통시키는 방법에 관한 책입니다. 그 후 우리는 여러 그룹과 일하기 시작했지요. 그들의 아이디어를 딱 들러붙도록(스틱) 도와주면서요. 그런데 그들은 그런 아이디어가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키길 원했지요. 그들은 직장에서나 집에서나 사회에서나 무엇인가를 바꾸기를 원했습니다. 이때부터 우리도 변화에 대해 생각하게 됐지요. 변화를 어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변화를 좀 더 쉽게 하는 방법은 있는가? 그래서 우리는 변화의 과학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 형제가 의견이 다를 때는 어떻게 하나요.

칩: “항상 주먹다짐을 하죠. 하하 농담이고요. 동생과 나는 논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합의에 이를 때까지 아주 오랜 대화를 하는 경향이 있어요. 가끔 우리 가운데 한 명이 양보하기도 합니다.”

● 요즘에는 무엇에 관심이 있나요.

 댄: “우리는 왜 어떤 기술 ‘유행’은 성공하고 다른 것은 실패하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가상현실이 세계를 지배하리라고 예상했습니다. 그것은 우스울 정도로 과대 선전됐죠. 그러나 가끔은 이런 과장된 선전이 정확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아이폰이나 구글이 그렇지요. 그래서 관심사는 이런 겁니다. 언제 우리는 과장된 선전을 믿을까.”

히스 형제가 제시하는‘변화로 가는 길’



① 밝은 쪽을 따르라 (Follow the bright spots)

무엇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찾아라. 그리고 그것을 복제하라.


빈곤 아동을 돕는 국제기구 ‘세이브더칠드런’에 몸담고 있던 제리 스터닌은 1990년 베트남 아동의 영양실조를 퇴치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재정 지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수백만 명의 영양실조를 해결해야 했다. 스터닌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이를 건강하게 기르는 어머니를 관찰했다. 그리고 공통점을 찾았다.

하루에 두 번씩 많은 양의 식사를 아이에게 주는 일반 가정과 달리 이들은 네 번씩 적은 양을 자녀에게 줬다(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는 많은 음식을 한꺼번에 소화시킬 수 없었다). 또 아이에게 적절하지 않은 음식으로 여겨지던 새우·게까지 밥과 섞어 먹였다. 아이들은 이 음식에서 단백질·비타민 등을 보충할 수 있었다. 스터닌은 이 방법을 다른 가정에 전파했고 6개월 후 마을 아이의 65%가 영양이 개선됐다.

② 정곡 찌르는 행동을 하라 (Script the critical moves)

큰 그림을 생각하지 마라. 구체적인 행동을 생각하라.


1995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하워드와 주변의 마이너카운티는 수십 년에 걸쳐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평균 집값은 2만6500달러에 불과했고 인구는 3000명에서 계속 줄고 있었다.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선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 했다. 하워드 고교 학생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만한 투자나 기업활동 등은 학생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었다. 이들은 한 가지는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역 내에서 돈을 쓰게 하는 것이었다. 슬로건을 만들었다. ‘돈이 마이너카운티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하자.’

학생들은 학교 체육관에서 주민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주민이 고향에서 쓰는 가처분 소득을 10%만 늘리면 지역경제를 700만 달러 부양하는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주민의 마음을 움직였고 주민은 의식적으로 마을 내 지출을 늘렸다. 1년 후 마이너카운티 내에서 소비되는 돈이 1560만 달러나 늘었다.

③ 목적지를 보여줘라 (Point to the destination)

당신이 어디로 가고 있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 이유를 알고 있을 때 변화하기가 더 쉽다.


미국에서는 유방암을 진단받는 데 수주일이 걸린다. 전형적인 과정은 이렇다. 유방에서 혹이 만져지는 걸 느낀 여성이 병원에 전화한다. 예약을 위해 며칠에서 수주일 동안 기다린다. 의사는 다른 의료시설에 있는 방사선 의사를 추천하며 유방 X선 검사를 받으라고 권한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성은 불안해 하며 또 며칠을 보내야 한다. X선 검사 결과 의심스러운 점이 발견되면 환자는 외과의사를 추천 받는다. 외과의사는 생체검사를 하고 종양에 암세포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검사 결과를 병리학과로 보낸다. 암이 발견되면 환자는 수술을 받는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SF)의 외과 부교수인 로라 에서먼은 이런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그림’을 그렸다. 환자가 아침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그날 저녁에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원스톱 유방 전문 클리닉’이 있다면 어떨까. 하지만 문제는 진료과 간의 장벽이었다. 그는 일주일에 하루 네 시간만 운영되는 유방 전문센터를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각 진료과가 더 통합적으로 협력하도록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 시간이 갈수록 그의 비전에 동참하는 동료가 늘어났고 그는 독립된 전문센터를 만들 수 있었다. 이곳은 현재 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미국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④ 감정을 움직여라 (Find the feeling)

뭔가 안다는 것만으론 변화를 일으키기에 충분하지 않다. 사람이 뭔가 느끼게 해라.


대형 제조업체에 다니는 조너선 스테그너는 비품과 자재 조달에서 낭비가 심하다고 생각했다. 이 회사의 조달비용은 5년간 10억 달러에 달했다. 비용을 절감하려면 구매 과정의 대전환이 필요했다. 그러려면 임원을 납득시켜야 했다. 그는 회사의 형편없는 구매 행태를 보여줄 강력한 실례를 찾기로 했다. 여름방학에 인턴으로 온 학생에게 작업용 장갑을 조사해 보라고 지시했다. 인턴은 공장이 구매한 장갑 종류만 424가지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게다가 공급 업체도 다른 데다 가격도 제각각이었다. 한 켤레 값이 어떤 공장에서는 5달러, 또 어떤 공장에서는 17달러였다.

그는 424가지 장갑의 견본을 모아 각각 가격표를 달고 임원을 회의실로 초빙했다. 테이블 위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장갑을 보고 임원들은 “우리가 정말로 이렇게 많은 종류의 장갑을 구매한단 말이오”라고 묻거나 입만 벌린 채 서 있었다. 이어 “미쳤군. 서둘러 조치를 취해야 해”라는 반응이 쏟아졌고 그에게는 변화를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⑤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라 (Shrink the change)

작은 성공이 큰 성공을 만든다. ‘코끼리’(감성)가 놀라지 않을 때까지 변화를 잘게 쪼개라.


한 세차장에서 손님에게 세차할 때마다 도장을 찍어주는 고객카드를 나눠줬다. 이때 고객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에는 8칸에 모두 도장을 채우면 1회 무료 세차권을 줬다. 두 번째 그룹에는 8칸이 아닌 10칸이 있는 카드를 줬다. 대신 이 카드에는 고객이 처음 받을 때 이미 두 칸에 도장이 찍혀 있었다. 두 그룹은 여덟 번 세차하면 무료 세차 기회를 얻는 것은 같았다. 몇 개월 후 8칸이 있는 카드를 받은 고객 가운데 무료 세차권을 얻은 사람은 19%에 불과했다. 반면 10칸 카드를 받은 고객 가운데 무료 세차권을 얻은 사람은 34%에 달했다.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은 첫 번째 그룹과 달리 두 번째 그룹은 목표의 20%가 이미 달성됐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짧은 과정이지만 아예 처음부터 시작할 때보다, 더 긴 과정을 밟더라도 일부가 완료돼 있을 때 더 크게 동기를 부여 받는다. 작고 가시적인 목표를 세워놓고 그것을 이뤄가면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 작은 성공은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오며 이른 시간 안에 달성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만일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없다면 후자를 택하라.

⑥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도와라 (Grow your people)

동질감을 쌓아라. 그리고 성장 마인드를 주입하라.


브라질의 캔 제조업체 브라질라타는 혁신기업으로 꼽힌다. 일개 캔 제조업체가 혁신기업으로 꼽힐 수 있는 비결은 독특한 프로그램에 있다. 브라질라타의 신입직원은 ‘혁신 계약’에 서명해야 한다. 경영진은 직원에게 혁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적극 찾도록 장려했다. 좀 더 나은 제품을 만들거나 생산공정을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찾게 한 것이다. 직원이 아이디어를 더 쉽게 제안할 수 있는 프로세스도 마련했다. 결과는 상상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2008년 직원이 제출한 아이디어는 13만4846건이었다. 1인당 평균 145.2건의 아이디어를 낸 셈이다. 이 아이디어를 통해 충격에 잘 견디는 캔 등 신제품도 만들었다. 브라질라타는 평생고용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순이익의 15%를 직원에게 분배한다. 브라질라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의 성장을 도왔고 이는 회사의 성장 엔진이 됐다.

⑦ 환경을 바꿔라 (Tweak the environment)

환경이 바뀔 때 행동도 바뀐다.


1999년 다른 회사의 인터넷 사이트를 관리하는 랙스페이스는 고객 서비스를 중시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가능한 한 줄여야 할 비용’으로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고객이 전화를 걸었다. 자동 응답이 흘러나왔다. “음성 메일을 남겨주십시오. 하지만 저희는 음성 메일을 자주 확인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e-메일을 보내시는 편이 나을 겁니다.” 고객은 e-메일을 보냈다. 답장은 없었다. 이 과정이 몇 번 반복되자 고객은 격노했다. 고객은 랙스페이스로 가서 사장을 직접 만나 따졌다. 사장은 이 사건으로 “왜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까”란 의문이 들었다. 사장은 통화대기 시스템을 아예 없애버렸다. 전화는 누군가 받을 때까지 울릴 수밖에 없었다. 통화대기 시스템이 없어지자 직원이 고객을 회피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랙스페이스는 고객 서비스를 중시하는 회사로 거듭났고 2001년 인터넷 호스팅 회사 중 최초로 흑자를 냈다.

⑧ 습관을 만들어라 (Build habits)

행동이 습관이 될 때 변화는 공짜로 얻어진다.


윌리엄 거스 파고니스 장군은 걸프전 당시 병참 운용을 지휘했다. 55만 명이 사용할 장비 일체를 책임지고 있었다. 이때 필요한 건 명확하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이었다. 그는 오전 8시에 시작해 8시30분에 끝나는 회의를 소집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변화를 관례화했다. 누구든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조직 전체를 넘나드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정보 교환이 가능해졌다. 또 모든 참석자에게 서 있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참석자는 자기 할 말을 하고 난 다음 신속하게 다른 사람에게 발언권을 넘긴다. 누군가 장광설을 늘어놓으면 다른 참석자가 눈치를 주기 때문이다. 스탠딩 미팅이 집중, 명확함, 효율성 등에 도움을 준 것이다.

⑨ 같은 생각의 사람을 모아라 (Rally the herd)

행동도 전염된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1980년대 하버드대학 공중위생학 교수였던 제이 윈스텐은 스칸디나비아 지역으로 여행 갔을 때 ‘지명 운전자(Designated driver)’라는 개념에 눈길이 끌렸다. 당시 미국에는 이런 개념이 없었다. 이는 술 마시는 그룹 가운데서 술을 마시지 않고 돌아오는 길에 운전을 하겠다고 약속하는 사람을 뽑는 방식이다. 윈스텐 교수는 지명 운전자를 미국의 사회적 규범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는 사람을 반복적으로 어떤 행동에 노출시키면 행동도 ‘전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160개 이상의 황금시간대 TV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프로듀서·작가·배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극의 줄거리 속에 자연스레 지명 운전자가 등장하는 장면을 삽입했다. 91년 캠페인이 시작된 지 3년 만에 10명 중 9명은 지명 운전자라는 용어에 익숙해졌다. 미국인의 37%가 지명 운전자 노릇을 해본 적이 있으며 자주 술을 마시는 사람 가운데 54%가 집에 돌아갈 때 지명 운전자에게 운전을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92년 미국의 음주 관련 교통사고는 88년보다 24%가량 감소했다.